제3098장
“이런!”
민예담은 태어나 지금껏 누구에게 이런 무례한 반박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것이 바로 자기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니.
그녀는 차갑게 이천후를 흘겨보더니 흰 치맛자락을 홱 치켜 올려 쓸어내듯 걷고는 허리를 세차게 틀었다. 차가운 분노가 공기를 얼려버릴 듯 터져 나왔고 민예담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으며 남은 것은 살기 어린 뒷모습과 휘날리는 치맛자락뿐이었다.
그 차가운 자태가 약전의 금제 밖으로 완전히 사라지자 이천후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
그의 거대한 신식이 보이지 않는 조류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가 서원 약전의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뒤덮었다. 그 어떤 미세한 에너지의 출렁임도 그 어떤 은밀한 신념의 엿봄도 단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기세였다.
세 차례나 확인한 끝에야 주위가 그야말로 죽은 듯 고요하고 벌레 한 마리 날아들지 못하는 상황임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안 놓였다.
결국 이천후는 결심한 듯 어수환의 봉인을 해제했다.
“어휴. 젠장, 또 이 천기 선원이라는 구린 데냐!”
황금빛 섬광과 함께 금빛 새끼 사자가 허공에 불쑥 나타났다.
녀석은 먼저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더니 동그란 구리빛 눈을 부릅뜨고 이곳저곳을 굴렸다. 그리고 이천후에게 시선을 멈추자 털복숭이 얼굴에 금세 얄미운 웃음이 번졌다.
“삼일에 한 번꼴로 기어들어오더니. 야, 이놈아! 넌 아예 이곳에 장가라도 들 생각이지? 천기에 빌붙어 먹여 살려 달라는 데릴 사위가 되려는 거 아냐? 하하하!”
그러나 지금의 이천후는 말싸움을 할 여유조차 없었고 그는 조심스레 양손에 든 바리때를 살펴보며 중얼거렸다.
“나 지금 진지해. 지금 나도 좀 그런 생각이 들긴 하거든. 이 저력을 봐! 교룡이며 하얀 거북이며 적심신련까지 기르고 있잖아! 게다가 이 많은 양의 선양성수를 무심코 내놓다니. 이번 기회를 붙잡기만 하면 천 년은 덜 고생할 거야!”
“하하하!”
낄낄대던 금빛 새끼 사자는 바싹 다가와 털썩 앉더니 눈을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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