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33장
공작 성녀의 말은 황촌의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서 거대한 파문을 일으켰다.
제족은 온 천하와 만계를 굽어보는 존재이자 찬란함의 극치였다. 이 몇 글자만 떠올려도 피가 끓어오르고 가슴이 터질 듯 벅차오른다.
만약 그들의 이장 이천후가 정말 천기 성지에서 도를 증득해 성제에 오른다면 그를 가장 먼저 따랐던 그들 또한 용을 따른 신하가 되는 셈 아닌가. 황촌 전체가 위대한 기연을 얻어 무상의 제족으로 화하여 만세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다.
“나... 나도 열심히 할게! 나도 꼭 천기 성지의 사위가 될래! 우리 이장과 동서지간 되는 거지! 그래서 황촌을 빛내고 영화롭게 할 거야!”
탁재환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주먹을 휘두르며 외쳤다. 그의 눈에 벌써 신랑 예복을 차려입고 천기 선원에 발을 들여놓는 자신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곁에 있던 도요가 그 말을 듣자마자 눈을 치켜뜨더니 콧방귀를 뀌었다.
“그만 좀 해, 이 사람아! 우선 너희 산채 서쪽 끝에 사는 대장 아저씨네 둘째 딸이랑 벌여놓은 짓부터 수습하고 나서 그런 소릴 해. 네 주제에 무슨 천기 성지 사위 자리를 넘봐? 천기 성지의 문턱은 네가 감히 넘볼 데가 아니야.”
“너... 너 뭔 헛소릴 하는 거야!”
탁재환은 얼굴이 활활 달아오르며 이까지 드러냈다. 그와 대장 아저씨 둘째 딸 사이의 일은 극비인데 어쩌다가 온 마을에 다 퍼져버린 건지 알 수 없었다.
그 모든 화근은 저 망할 어린 비구니 때문이었다. 그녀가 느닷없이 도인경을 읊조려대는 바람에 탁재환은 정신이 어지러워 헛소리를 뱉고 그게 꼬리를 물고 퍼진 것이다.
그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호숫가 쪽을 흘깃 보았다. 그곳에 법호 정안이라 불리는 어린 비구니가 가만히 앉아 있었다. 옅은 불광이 그녀의 온몸을 감쌌고 그녀의 표정은 담담하고 평온했으며 주위의 소란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듯 보였다.
얼마 전 대요 황자 서태극이 직접 그녀를 구하러 왔다가 폭발적으로 전투력이 치솟은 김치형에게 철저히 패배하고 돌아갔다. 그 뒤로 서현지는 운명을 받아들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