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35장
웅대한 기운이 몸속에서 빠르게 흩어져 퍼지며 메마른 경맥과 단전을 촉촉이 적셔주자 그제야 이천후의 창백했던 얼굴에 옅은 혈색이 돌았고 간신히 몰려드는 허약감을 억누를 수 있었다.
이는 결코 조민희가 무절제하게 요구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상 그녀의 도상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이천후가 감당해야 하는 소모가 너무나 컸던 것이다.
그는 성체의 본원을 끌어내어 열반의 힘을 불러오고 심오하기 이를 데 없는 열반선경을 운전했는데 매번 그 과정은 곧 스스로의 근본을 단련하고 동시에 갉아먹는 고통이었다.
이 법문은 본디 여제가 창조한 무상의 선경에서 파생된 것이라 수천 번의 단련을 견뎌낸 이천후의 성체라 해도 연속으로 운용하기에는 벅찰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는 조민희의 도상이 호전됨에 따라 다음 번에 다시 열반의 힘을 불러 그녀를 치료하려 한다면 그에 필요한 에너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장대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걸 은연중에 느꼈다.
다행히 이번 고생이 헛되지는 않았다. 조민희 체내의 난해하기 짝이 없는 도상이 일시적으로나마 진정되었고 그녀의 기세는 한결 안정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마치 뜨거운 솥에 물을 부어 잠시 식히는 것과 같았으니 그 기묘한 상처의 근원을 뿌리째 뽑아낼 방법은 여전히 아무런 실마리조차 잡히지 않았다.
중대한 일이긴 하지만 성급히 다그친다고 해결될 수는 없으니 일단은 마음속에 묻어두고 차차 헤쳐 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천후는 곧 가부좌를 틀고 앉아 오심조천의 자세로 깊은 선정에 들었다. 미간의 식해 속 세계수의 묘목이 은은히 흔들리며 뿌리를 끝없이 펼쳐내는 듯 아득한 선계에서 쏟아지는 순수한 영기를 탐욕스럽게 빨아들이고는 그 힘을 다시금 이천후의 육체로 되돌려주고 있었다.
이윽고 다음 날 새벽 햇살이 창살 사이로 스며들 무렵 이천후는 번뜩 눈을 떴다. 그의 눈동자 속 신광이 번뜩이며 정기가 흘러넘쳤고 그의 몸 전체에 가득한 기세는 웅혼하고 막강했다.
어제의 극심한 허약감은 이미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성체의 열반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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