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4장
이천후가 실망한 듯 보이자 조예리는 서둘러 말했다.
“괜찮아요, 천후 씨. 저희 할아버지는 토로요어에 정통하시니까 할아버지가 다 해석해주실 거예요. 귀국하면 저랑 같이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요.”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돌아가면 꼭 찾아뵈야겠네요.”
보물 지도는 이천후에게 매우 중요한 물건이었다. 봉선도를 찾아내고 불로초를 구해 천시아 모녀를 되살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었다. 지도에 있는 보물도 그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고마워요. 예리 씨 덕분에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그러자 조예리는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천후 씨, 도움이 되었다니 제가 더 기뻐요. 이렇게 도와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고맙다는 말씀은 하지 마세요. 제가 빚진 게 많으니까요.”
이천후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여자의 마음은 알기 어렵구나. 출발하기 전만 해도 나를 변태라며 차갑게 대하더니 지금은 완전히 다른 태도로 미소를 띤 채 나를 대하고 있다니.’
“천후 씨, 우리 연락처를 주고받을까요?”
조예리가 말했다.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번에 나올 때 휴대폰을 안 가져왔어요. 예리 씨 번호를 말해주면 기억할게요.”
조예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 역시 임무를 수행할 때는 휴대폰을 가져올 수 없다는 걸 깜빡한 것이다. 오직 특수 통신 장비로만 연락을 주고받는 규정이 있었다.
“천후 씨, 지금 번호를 알려드려도 아마 금방 잊으실 거예요. 차라리 번호를 적는 게 더 확실할 것 같아요.”
조예리는 가방을 뒤졌지만 종이와 펜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나무 빗을 꺼내 작은 칼로 그 위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새겨 이천후에게 건넸다.
이천후는 은은한 향기가 풍기는 나무 빗을 받아들고 미소를 지었다. 이런 방식은 참 독특했다. 하지만 이 빗은 조예리의 개인 물건일 텐데 이렇게 자신의 소지품을 선뜻 내어준다는 것이 신기했다.
바로 그때 장기훈과 다른 대원들이 짐을 잔뜩 메고 다가오고 있었다.
“천후 님, 예리 누나, 대원들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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