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8장

달빛 바에서. 넓은 VIP 룸 안에는 주도운, 이해진, 그리고 방혜윤 외에도 덩치 큰 보디가드 네 명이 서 있었다. 테이블 위엔 술병이 가득했지만 방혜윤은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게 그녀는 계속 불안한 느낌에 휩싸여 있었다. 마치 곧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주도운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도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해진도 뭔가가 달랐다. 문가에 서 있는 네 명의 거대한 남자들을 힐끔 바라본 방혜윤은 이내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며 물었다. “주 대표님, 벌써 30분이나 지났는데 이엘 엔터테인먼트의 회장님은 언제 오시는 거죠?” “혜윤 씨, 걱정하지 마요. 회장님께서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늦으시는 거예요. 지금 오고 계신 중이에요.” 주도운은 방혜윤의 아름다운 몸매를 눈으로 훑으며 미소 지었다. “아... 네.” 방혜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불안은 점점 더 커져갔다. 만약 이엘 엔터테인먼트의 회장을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면 벌써 자리를 뜨고 싶었을 것이다. “혜윤아, 한 잔 해. 주 대표님이 내일 먼 길 떠나시니까 그걸 기념해서 한 잔해야지.” 이해진은 방혜윤의 잔을 가득 채우고 웃으며 말했다. 주도운도 함께 잔을 들었다. 그러나 방혜윤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주 대표님. 저는 정말 술을 못 마셔요.” 그러자 이해진은 갑자기 얼굴에 불쾌한 표정을 드러내며 차갑게 말했다. “방혜윤, 너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술 한 잔도 안 마실 수 있어. 난 아니더라도 최소한 주 대표님 생각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술 한 모금도 안 대겠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방혜윤은 얼굴이 붉어지며 서둘러 해명했다. “해진아, 정말 미안해. 내가 예전에 술을 한 번 잘못 마셨다가 하마터면 병원에 갈 뻔한 적이 있어서 그래.” 이해진은 코웃음을 치며 무언가 더 말하려 했으나 주도운이 손을 들어 멈추게 했다. “됐어요. 혜윤 씨가 마시기 싫다는데 굳이 강요할 필요 없죠.” 주도운의 말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