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3장
원래 허이현은 유충재를 속여 시간을 끌면서 이천후가 올 때까지 버티려 했다. 그러나 박진경의 말 한마디가 그녀의 모든 계획을 완전히 어그러뜨렸다.
유충재의 얼굴은 금세 차갑게 굳어졌고 그의 목소리도 음산하게 변했다.
“영약이 딱 하나 있었는데 네가 먹었다고?”
“네. 그 단약이 무슨 시장에 있는 양배추처럼 흔한 줄 알았어요?”
박진경은 비꼬듯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때 유충재는 소파에 앉아 단검을 만지작거리는 외국인을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루이스 씨, 영약이 하나뿐이고 이 아이가 먹었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루이스라는 이름의 외국인은 그제야 단검에서 시선을 떼고 박진경을 흘겨보았다. 그는 깊은 눈동자에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 여자를 ‘인약’으로 만들어야죠.”
그의 발음이 매우 정확하고 또렷해서 방 안에 있던 모두가 그 말을 똑바로 들었다.
허이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인약? 살아있는 사람을 약으로 만든다고? 루이스 이 사람 너무 잔혹하네.’
그러나 박진경은 ‘인약’이 무엇인지 몰랐기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유충재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웃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역시 루이스 씨는 천재군요. 그 영약이 한 사람을 황급 무사로 만들었으니 약효가 얼마나 강한지 뻔하죠. 아직 이틀밖에 안 지나서 이 여자애가 다 흡수하지 못했을 테니 몸 안에 남아 있는 약효가 엄청날 겁니다. 이 애를 인약으로 만드는 건 대단한 계획이네요!”
“비열하고 파렴치한 놈! 잔인하고 악독하기 그지없구나!”
허이현은 온몸을 떨며 유충재를 가리키면서 소리쳤다.
“유충재, 너 같은 배신자가 무도 협회의 회장이 된다는 게 말이 돼? 살아 있는 사람을 약으로 만든다고? 그런 악독한 짓을 해도 되는 거야?”
“하하, 우리 수도자들이 경계를 높이기 위해선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 허이현,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 않아?”
유충재는 뻔뻔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흥, 유충재. 넌 반드시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할 거야. 이 대사님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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