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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장

곧 두 명의 무사가 앞으로 나와 박진경을 데려가려 허리를 굽혔다. 그런데 그때 문쪽에서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목소리가 예고도 없이 울려 퍼졌다. “감히 내 사람을 건드리려 해? 내 허락을 받았어?” 그 말에 허이현은 심장이 덜컥했고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대사님!” 그 강직하고 당당한 실루엣을 보자마자 허이현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심지어 조금 전까지 자신만만했던 유충재도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이천후가 온 것이었다. 박진경이 잡혀가기 직전 이천후가 마침내 도착했다. “이 대사님, 드디어 오셨군요! 이제 진경 씨를 구할 수 있겠네요!” 허이현은 기쁨에 차서 외쳤다. ‘이 대사님이 있는 한 유충재 같은 자들이 뭐가 대수일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바닥에서 일어나 박진경의 손을 잡고 이천후의 옆으로 갔다. “어떻게 된 거예요?” 이천후는 두 여자가 다친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허이현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고 곧 이천후의 얼굴에는 분노가 서렸다. 그는 칼날 같은 눈빛으로 유충재를 노려보며 차갑게 물었다. “네가 내 단약을 탐냈어?” 유충재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비록 이천후가 두렵기는 했지만 그에게는 단검 달인 루이스라는 강력한 동료가 있었고 뒤에 수십 명의 부하들도 있었기에 전혀 겁먹지 않았다. 유충재는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이천후를 가리키고 소리쳤다. “너 잘 왔어. 마침 내가 널 찾고 있었는데 말이야. 난 무도 협회 회장으로서 너를 정식으로 체포할 거야!” “나를 체포하겠다고? 너 따위가?” 이천후는 유충재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 그에게는 무도 협회 회장이라는 직함은 쓰레기나 다름없었다. 유충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는 독약을 써서 무사를 해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그러니 난 회장으로서 당연히...” 그러나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천후는 발을 들어 유충재의 얼굴에 정확히 한 방을 날렸다. 그러자 유충재는 말을 멈추더니 몸이 끊어진 연처럼 뒤로 날아가면서 공중에서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이천후의 발차기에 유충재는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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