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1화
“아,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만 해서 뭐해? 시골 계집애가 궁상맞은 얼굴을 하고 왜 이런 고급스러운 매장에 와 있는 거야? 너 같은 애가 여기 올 자격이나 있어? 그리고 이 백화점은 어떻게 된 게 개나 소나 다 받아?”
“죄송합니다만, 정말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저, 제가 깨끗이 씻어 드리는 게 어떨까요?”
“깨끗이 씻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시골 계집애구나! 참, 이런 명품 옷은 아예 씻을 수 없다는 거 몰라? 전문적인 곳에다 옷 관리를 맡겨야 하는데 한번 맡길 때마다 몇십만이야. 네가 낼 수나 있어?”
가게 안의 몇 명 영업원들은 어색한 표정으로 어쩌지도 못하고 옆에 서 있었다.
한 쌍의 남녀가 거드름을 피우며 가게 한가운데 서 있다. 꽃단장을 한 여성의 비싼 캐시미어 옷에 뚜렷한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녀의 주변에는 쏟아진 커피가 흥건하게 바닥을 적시고 있다.
도영은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 맺혀 계속 사과했다.
바로 이때 이진기와 곽안우가 걸어 들어왔다.
도영은 진기를 본 순간 의지할 사람을 찾은 것처럼 안도감에 순식간에 눈물을 쏟았다. 당황감과 억울함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곁에 숨어 벌벌 떨며 눈물을 흘리는 도영을 보면서 진기는 화가 났다. 이윽고 진기가 커플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이때 남자가 진기를 알아봤다. 무의식적으로 한마디 말한 후 음흉한 표정으로 진기를 바라보았다.
이 남자는 다름 아닌 바로 어제 진기에게 혼났던 가성이다.
가성은 자신의 섹스 파트너와 함께 쇼핑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진기를 만날 줄이야, 마음속에서 어젯밤 생각해 놓은 수많은 악랄한 계획이 쏟아져 나왔다. 가성이 죽어라 진기를 쳐다보았다. 그를 패지 못한게 한이었다.
다시 만난 진기 옆에 있는 건 깊은 공포를 남긴 유채강이 아닌 낯선 젊은 남자였다. 그를 보고 가성은 한층 더 기세가 올라 말했다.
“X 같은 놈, 나야말로 어디서 널 찾아야 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제 발로 찾아오다니. 죽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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