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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이 부녀를 본 진기의 미간이 서서히 찌푸려졌다. 강지웅과 강유미라는 이곳에서 이진기를 만날 줄은 몰랐다. 가뜩이나 그 부녀는 큰일을 겪고 위축되어 있었다. 이경한은 손에 든 술잔을 흔들며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강지웅의 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의 운전기사였죠. 그래서 저의 할아버지와 어느 정도 인연이 있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의 인연은 할아버지의 일일 뿐, 어찌 손자가 할아버지를 대신에 인정을 베풀 수 있겠어요.” 이경한은 고개를 돌려 이진기에게 웃으며 말했다. “진기형, 맞죠?” 진기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지웅과 강유미에게 이 말은 맑은 날의 천둥처럼 들렸다. 그들이 이씨 집안을 찾아온 목적은 자기 집안을 지켜줄 생명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씨 집안이 보호해 준다면, 이진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러나 지금, 이씨 집안을 찾자마자 이진기를 만나게 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거야?’ “이경한, 이, 이, 우리가 전에 약속한 건 이게 아니잖아요!” 강지웅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혼란스럽고 애원하는 듯했다. 가볍게 웃는 소리와 함께 이경한이 와인잔을 천천히 흔들며, 잔 안쪽 벽에 얇고 투명한 액체 막이 흐르는 것을 감상했다. 그의 눈에는, 이 와인잔이 강지웅보다 훨씬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 “원래 손쉬운 일이었죠, 하지만 진기형이 당신들을 찾는 걸 보니 생각을 바꿨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방금 제가 진기 형에게 물어봤는데, 그는 포기할 의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희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경한의 말에 강지웅뿐만 아니라 이진기도 놀랐다. 이곳에 오기 전에 그는 이미 이씨 집안과 전쟁을 치를 준비까지 했다. ‘그런데 이경한의 태도를 보아하니 강지웅때문에 자신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은데?’ 진기는 머리를 굴리며 전에 이경한과 만났을 때 일어났던 일을 세세히 화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보가 너무 적었기에 이경한이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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