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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어이, 별말씀을요. 먼저 이야기 나누세요. 제가 내려가서 장을 보고 올게요.” 유민지는 반응이 이상한 이건설을 쿡쿡 찌르고 나서야 지갑과 열쇠를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유민지가 떠난 뒤 이진기의 얼굴의 웃음은 사라지고 담담하게 이건설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건설도 바보가 아니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는 이미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건설은 이진기에게 말했다. “서재로 가시지요?” 이진기는 일어나서 이건설을 따라 서재로 갔다. 문을 닫은 뒤 이건설은 담배를 피우려고 몸을 만지작거렸지만 빈 담배 한 갑만 꺼냈다. 그러자 이진기는 몸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이건설에게 던졌다. 손에 쥔 고급 1916을 보며 이건설은 쓴웃음을 지었다. “좋은 담배네요.” 이진기는 의자에 앉아 담담하게 말했다. “형님, 제가 오늘 온 것은 다름이 아니라 진심으로 한 말씀만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만약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거나 큰 어려움이 있으면 저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요.” “그러나 제가 이렇게까지 말씀드렸는데도 괜찮다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시면 저는 바로 일어서서 갈 것입니다.” “저는 당신을 친구로 생각합니다. 만약 당신이 저를 친구로 여기지 않는다면, 제가 착각한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저 이진기에겐 친구가 많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마음을 나누며 사귀는 것인데 당신이 저를 노리고 있는 것을 똑똑히 알면서도 제가 당신에게 바보인 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진기가 드러내여 한 말을 듣고 이건설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우리 집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저는 이미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기 씨, 당신이 믿든 안 믿든 저는 당신보다 나이가 좀 많고 또 당신이 저한테 형님이라고 하니 제가 이렇게 말할게요. 저는 당신에게 미안한 일을 할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이진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건설을 바라보며 얼굴이 붉어진 것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말씀하세요. 당신이 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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