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7화

이 말을 들은 이진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 녀석들이, 돈을 달라고 할 때는 하나같이 빠르더니 지금 자금을 회수하려고 하니까 핑계 천지네.” 김나희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이진기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이 일들 모두 당신이 그들에게 맡긴 거 아니야? 불평하지 마. 그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그리고, 세이트, 시나와 AL 무역 회사 중에서, AL 무역 회사는 당분간 이익이 없어 자금을 빼 낼 수 없지만 세이트는 360억을, 시나는 720억을 빼낼 수 있어.” 이진기의 눈이 반짝였다. 인터넷의 힘이 이제 막 그 위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나의 자금 흡수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다가, 우리가 가진 자금은 총 2430억이야. 내 계좌에 있는 900억을 합치면 최대 3420억밖에 안 돼.” 이진기는 이마를 문질렀다. 탈모가 올 것 같았다. “부족해.” 김나희가 말했다. “아버지한테 좀 빌려볼까?” “아버지 계좌에는 2160억 정도 되는 잔액이 있는데 그중 1800억은 언제든지 꺼낼 수 있을 거야.” 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김나희는 이진기를 위해 망설임 없이 자기 친아버지를 팔아넘겼다. “돈이 부족할 때마다 장인어른한테 도움을 청하려고?” 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매번 갚지 않았어? 게다가 아버지 말씀대로 나중에 그 재산은 어차피 우리 것이 되잖아.” 김나희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래, 이번에는 십중팔구 확실한 사업이야. 당신 아버지께 말해. 1800억을 빌려주시면 한 달 후에 최소 2700억을 돌려주겠다고.” 이진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김동성 쪽은 이진기가 말만 하면 돈을 빌리는 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계산하면, 진기가 끌어모을 수 있는 총자금은 5220억이었다. 그중 1800억은 김동성의 것이고, 2430억은 회사에서 빼낸 것이며, 나머지는 진기가 진 잭에게 미리 맡겨 둔 자신의 계좌에 있는 돈이었다. 이 자금으로 충분했지만 이진기는 조금 더 욕심을 내고 싶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