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6화
여자가 다른 여자를 보는 시선과 남자가 여자를 보는 시선은 다르다. 하윤정은 김나희를 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이 본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매번 마주칠 때마다 하윤정은 김나희에게 왠지 모를 열등감을 느꼈다.
김나희의 기품과 외모는 압도적이었다. 하윤정 자신도 외모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김나희 앞에서는 못난 오리 새끼처럼 느껴졌다.
또한 이진기의 현재 지위를 생각하면 김나희와 이진기는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하윤정은 느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원래 내 것이어야 했어.’
이런 생각에 또 다시 후회가 밀려오며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안녕하세요, 우리 전에 만난 적 있죠? 저는 김나희예요.”
김나희는 당당하게 손을 내밀며 하윤정에게 인사했다.
현 여자 친구와 전 여자 친구, 왠지 모르는 적대감.
하지만 김나희는 조금의 적대감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관대하고 친절하게 하윤정을 대했다. 이 때문에 하윤정은 더욱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녀는 손을 내밀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진기 씨, 신경 좀 써줘. 난 화장실 좀 다녀올게.”
김나희의 센스와 지혜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김나희는 만약 자신이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면 이진기와 하윤정이 제대로 대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진기가 하윤정과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김나희는 그래도 둘이 대화할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진기는 이미 그때와 다른 사람이고 자신을 무시했던 하윤정과 다시 좋아질 리 없다는 것을 김나희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김나희는 쿨 하게 두 사람이 대화할 기회를 줬다.
“그래, 빨리 돌아와.”
이진기는 김나희에게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김나희도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정말 아름답네요.”
김나희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윤정은 같은 여자로서도 그녀의 아름다움과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매혹될 수밖에 없었다.
“앉아.”
이진기는 하윤정을 데리고 룸으로 돌아와 앉았다.
눈앞의 하윤정은 커리어 우먼 그 자체였다. 정장 차림에 머리를 높게 꽉 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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