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8화

“하, 이 녀석.” 엽성하가 이진기가 떠난 다음 웃음과 눈물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는 X시 젊은 세대 중에서 이철기가 가장 안정적이고 허웅이 가장 미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이진기도 꽤 하네요.” “이진기를 본 순간 저는 한마디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노상명이 말했다. 엽성하의 시선이 즉시 노상명에게 향했고, 곽진규도 흥미롭게 노상명을 바라보았다. 그들 사이에서 노상명이 사람을 판단하는 데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 그루 배꽃이 모란을 누르네.” 노상명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말했다. 곽진규는 그 말을 듣고는 크게 웃었다. 웃음 속에는 자신이 아끼는 후배가 동료들의 인정을 받는 만족감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런 애정 어린 감정은 친아들을 대하는 감정과 같았다. 그러나 엽성하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는 이진기가 보여준 능력과 지혜에는 놀랐지만 노상명의 말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느꼈다. ‘한 그루 배꽃이 모란을 누르네? 이진기가 배꽃이고, X시 전체 젊은 세대가 모란이라고? 장난하는 거지?’ …… X시 인브란스 병원. X시에서 최고급 사립 병원으로 이곳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부유하거나 권력을 가진 이들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1인당 소득이 상위권인 X시지만 의사와 15분 상담하는 데 54만 원을 낼 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대가로 환자들인 이곳에서 세심한 관심과 보살핌을 받는다. X시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팀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치료할 수 없는 병이라면 전 세계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회진을 진행한다. 고위 임원들과 귀족들은 건강을 각별히 신경 쓴다. 이러한 이유만으로도 인브란스 병원은 X시에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인브란스 병원의 주요 주주는 바로 허씨 가문이다. 따라서 허웅이 자신의 병원에 입원한다면 당연히 최고급 대우를 받게 된다. 이 시각, 허웅은 VIP 특별 간호 병실에 누워 있었다. 머리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고 하얀 붕대 사이로 새어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