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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1화

전화 너머, 이소영의 아버지가 차분히 말했다. [이진기를 돕기로 한다면, 이씨 가문은 앞으로 의회에서 가문의 힘을 동원해 삼신 재벌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거야. 이건 우리와 같은 정치 가문에게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니, 삼신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이진기 역시 공짜로 혜택을 받을 수는 없을 거야.] “이런 말씀은 안 하셔도 돼요. 제가 이진기를 대신해서 약속할게요.” 이소영이 갑자기 말했다. 그러자 이소영의 아버지는 당황했는지 잠시 멈칫하더니 담담히 말했다. [좋아.]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는 바로 끊겼다. 끊긴 전화를 들고 한참을 서 있던 이소영은 한숨을 쉬며, 한편으로는 안도감과 외로움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한 뒤, 이진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됐어요?] 이진기는 이소영이 이렇게 빨리 소식을 전할 줄 몰랐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웠다. 필경 거절하는 쪽이 동의하는 쪽보다 더 쉽고 편하니까. “이야기는 끝났어요.” 이소영의 목소리는 가벼웠다. “제가 나섰는데, 안 될 일이 있겠어요?” 이진기는 놀랐다.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었어요?] “네.” [그러면 저는 무슨 대가를 치러야 하나요?] 이 질문을 하는 순간, 이진기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씨 가문 같은 대가문이 쉽게 말하는 가문이 아닐 텐데.’ “저랑 결혼하면 돼요.” 이소영이 태연하게 말했다. [장난해요?] 이진기가 코를 문지르며 휴대전화를 들고 말했다. [지금 저는 확실한 소식을 기다리는 중이고, 곧 H 국으로 가야 해요.] “한눈에 알아채다니, 정말 재미없네요.” 이소영의 목소리는 점점 더 가벼워졌다. “이진기 씨가 치러야 할 대가는 없어요. 알다시피, 정치 가문은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하죠. 당신 같은 사람은 분명 가문의 장기적인 이익 계획에 이로운 사람이에요. 이번 일은 그저 제 호의라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삼신 재벌이 내야 할 대가는 여전히 내야 해요. 저는 이진기 씨를 통해 그들에게 협력 기회를 제안한 거예요.” 이진기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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