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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5화

다음날, 이진기는 전화벨 소리에 깨어났다. 멍한 상태로 전화를 받았다가 유군의 전화라는 걸 안 이진기는 금방 정신을 차렸다. [나야.] 전화를 받자마자 이진기는 간결하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진기 형, 방금 모든 금이 RB국 연X 준비은행 금고에 저장되었고, 형의 요구대로 전 과정을 촬영했어요. 또한, H 국 대사관의 무관도 현장에서 증언했습니다.” 이진기가 놀라서 말했다. [H 국 대사관의 무관도 왔어? 나는 부르지도 않았는데.] 그렇다. 아무리 이진기가 담대한 사람이라고 해도 대사관의 무관을 부를 만큼 담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잠시 고민하던 이진기는 이것이 조수연의 계획임을 알았다. ‘이 여자, 생각이 정말 깊구나.’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상대방이 신분 증명 서류를 제시했기 때문에 제가 막지 않았어요. 혹시 다른 문제가 있을까요?” 유군이 물었다. [문제없어, 오히려 좋은 일이야. 후에 우리가 한 일이 알려진다면 RB 국이 발뺌하려고 해도 H 국 정부도 고려해야 할 거니까, 하하. 그럼 알겠어, 임무를 다 수행했으니 이만 돌아와.] 전화를 끊은 이진기는 조수연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조수연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이진기 대표님, 혹시 아직도 주무시는 건 아니죠?” 이진기는 침대에 기대어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그런 말씀 마세요. 나처럼 부지런한 사람이 어떻게 열한 시까지 잠을 자고 있겠어요. 물론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죠.] “그럼 부지런한 대표님, 저 좀 데리러 내려오시겠어요?” 조수연이 차가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진해시에 계신 거예요?” 이진기가 놀라서 물었다. “진해시뿐만 아니라 이진기 씨 회사 바로 아래에 있어요. 저는 당신 때문에 밤을 새웠어요. G시에서 날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잠깐 눈 붙인 게 다예요. 그런데 저를 속이려고 하시다니, 방금 물어봤는데, 회사 사람 중에 오늘 이진기 씨가 출근한 걸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네요.” 조수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 이진기는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있으면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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