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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이진기는 품속의 여인을 꼭 안으며 가볍게 웃었다. “내가 준비한 깜짝 선물 봤어?” 김나희는 이진기의 품 안에서 고개를 들더니 마치 속삭이는 듯한 반짝이는 두 눈으로 이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깜짝 선물에 진심이 가득 담긴 게 보여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이렇게 쉽게 넘어갔겠어?” 말을 마치고 김나희는 주위 사람들의 놀란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눈을 살짝 감은 채 이진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중얼거렸다. “난 가끔 널 만난 게 내 인생의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진기는 고개를 숙여 여신 같은 김나희를 바라보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한테는 항상 최고만 줄 거야. 내가 널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난 결심했어. 하늘이 나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줘서 정말 다행이야.” 김나희는 이진기가 말하는 다시 한번 기회라는 것이 고등학교 졸업 후 재회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진기가 말하는 다시 한 번의 기회가 두 번째 인생에서 만난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그녀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이따가 우리랑 같이 갈 거야?” 김나희가 물었다. “아직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좀 늦을 거 같아. 먼저 돌아가 있어.” 김나희가 고개를 끄덕인 후 두 사람은 룸을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멀지 않은 곳에서 안절부절 서 있는 사람이 한 명 보였다. 안하준이었다. 이진기와 김나희가 나오는 걸 보자 안하준은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서둘러 두 사람에게 걸어왔다. “이진기 씨, 나희야, 안녕…….” 안하준이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고, 김나희는 상대하기도 싫은 듯 콧방귀를 뀌고는 고개를 돌렸다. 김나희의 반응을 보더니 안하준의 입가에는 경련이 일어났다. “무슨 일이야?” 이진기가 덤덤하게 물었다. 안하준은 이진기 표정을 진지하게 살펴보았다. 그는 사실 이진기의 배경과 태도를 알아보려는 것이었는데, 만약 자신이 먼저 사과해서 이진기가 받아 준다면 이진기의 신분이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라 그저 주최 측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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