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4화
곽안나의 목소리가 천천히 울렸다.
“이런 열성적인 태도 고맙지만, 이게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알 수가 없네. 그냥 이 일을 빌어 이진기한테 타격을 주고 싶은 거 아닐까? 너 같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앉아있지?”
그 말은 강유미를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혔다. 그녀는 반박하는 말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사방팔방 궁지로 몰리는 기분이었다. 절망적으로 임이천을 바라보며 남자친구가 약간의 도움이라도 주기를 희망했으나, 그는 눈앞의 식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상관없다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는 임정빈조차도 더 이상 임이천에게 도와주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두 어르신 앞에서 이런 해프닝을 벌였기에, 아무리 강지웅와 안강우의 힘을 빌리려 해도 안될 노릇이고 심지어 임씨 어르신은 이로 인해 그 둘의 안목과 능력을 의심할 수도 있다.
임이천의 침묵은, 강유미의 마지막 한 가닥 희망을 끊게 했다.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바닥에 가라앉았다가 다시 곽안나의 담담한 눈빛과 곽안우의 비웃는 표정을 보고는 직접 자신을 심연으로 떠밀었다는 걸 깨달았다. 두려움과 후회, 분노, 겹겹이 부정적인 감정이 치밀어 오르며 그녀의 온몸이 떨리고 있다.
강지웅과 안강우는 창백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이때 곽씨 어르신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 말투는 평온했지만 더 이상 온화하고 자상하지 않아 매우 냉담해 보였다.
“얼굴에 상처도 입었는데, 일찍 병원에 가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즉, 나가라는 명령을 내린 것. 강지웅과 안강우는 오히려 잘됐다는 듯 바삐 일어서서 말했다.
“네 어르신, 우리 애가 지금 병원에 가야 될 것 같아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강지웅이 강유미를 끌고 문밖으로 걸어가는데, 그녀가 갑자기 미친 듯이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안 갈 거야! 왜! 이진기는 쓰레기 자식이야! 저딴 놈이 왜 저기에 있어? 돈도 있고 권력도 있어서? 나는 못가!”
탁!
강지웅이 손을 들어 강유미의 뺨을 때리고,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
“너 입닥쳐.”
그녀는 통곡하며 콧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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