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7화
유채강이 나간 후, 깊이 숨을 들이마신 이진기는 의자 위에 앉아 물처럼 가라앉았다. 다시 태어난 지 거의 1년이 되었기에, 이제 모든 것이 다 익숙해져 그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은 잘 없었다. 그러나, 오늘 그는 갑자기 자신이 신도 아니고 많은 일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다는 걸 발견했다. 예를 들면 김나희의 안전… 이미 누군가 김나희를 미행하는 걸 발견했는데, 왜 그녀가 마음대로 밖을 다니게 허락했을까? 경호원을 붙이려면 여성 경호원으로 더 찾아서 밀착 보호를 시켜야 했는데……. 지금 이진기는 한없이 괴로워하며 가슴에 파도처럼 분노와 후회가 밀려오는 걸 느꼈다. 연이은 승리가 그로 하여금 지나치게 자만하게 했다. 지금 김나희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만약 정말 안씨와 강씨 집안이 그런 거라면, 어떻게 하려는 생각인걸까? 그가 차마 더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 서재의 문이 열리며 김동성이 들어왔다.
“오셨어요?”
이진기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일어섰다.
“앉아.”
김동성이 손을 흔들며 이진기의 맞은편에 앉았다.
“얘기는 들었고, 사람을 보내서 조사하게 했어. 지금 자네는 절대 스스로 무너져선 안 돼. 상대방이 누구든 이렇게 하는 건 틀림없이 목적이 있다는 거야, 그들이 목적을 드러내기 전에 적어도 나희의 안전은 보장할 수 있어.”
이진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자책했다.
“사실 이전부터 조짐이 있었어요. 제가 너무 방심했죠.”
“내 딸은 내가 잘 알아, 속박과 간섭을 싫어하지, 게다가 그렇게 밖에서 활동하는 걸 좋아하는데, 자네가 어떻게 묶어놓을 수 있겠나?”
“그래도 적어도 이렇게 방심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제 잘못이예요.”
김동성이 침울하게 말하는 이진기의 뒤로 돌아가 어깨를 두드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마음도 이해해. 나희 엄마가 사고났을 때 나도 오랫동안 깊은 자책과 고통에 빠졌었지. 이건 남자로서 자신의 가족과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대가야. 평범한 사람으로 평범하게 평생을 보내지 않는 한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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