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7화
수화기 너머에서 이진기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서를 빌러 전화하신 줄 알았는데, 죽일 생각만 하시다니. 제가 잘못 예측했나 봐요.”
화난 안강우가 낮은 소리로 외쳤다.
“이진기, 네가 X시에서 힘 좀 쓴다고 해서 내가 너를 무서워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이런 경우는 수없이 겪어봤어, 고작 이런 걸로 나를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아니죠.”
알 수 없는 의미가 가득한 목소리로 이진기가 이어서 말했다.
“한 번에 망하게 하면 너무 심심하잖아요. 천천히 즐기면서 괴롭혀야죠.”
안강우도 지지 않고 냉소를 지었다.
“역시 자네야!”
“오늘 저를 떠보려고 연락하신 거 알아요. 저도 계획을 숨길 생각은 없습니다. 사실 제가 대표님 근거지를 찾았거든요. 조만간 다 알게 되실 일이니 차라리 직접 들으시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안강우는 순간 멍하니 생각하다가 차갑게 말했다.
“내 근거지를 찾았다고? 그게 무슨 뜻이야?!”
H시의 호텔 14층 바에 앉아 발밑에서 조용히 흐르는 황푸강, 그리고 강 맞은편 기슭의 명주타워를 보면서 이진기는 가볍게 웃었다.
“무슨 뜻인지 제가 일일이 다 설명해야 하나요? 여기 손님이 계셔서 더 이상 얘기를 나누기가 곤란하네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조언을 해드리자면, U시에서 돌아오는 길에 운전기사한테 좀 천천히 운전하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교통사고로 길에서 죽게 될 테니까요. 그럼 제 계획을 보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갈 거 아니예요? 너무 아쉽지 않습니까.”
말이 끝나고, 이진기는 바로 전화를 끊은 뒤 이어나 바 입구에 장기현과 함께 걸어오는 남자를 맞이하러 갔다.
“이 사람이 바로 내가 말한 친구야, 이진기. 아마 우리 국내에서 가장 젊은 자수성가 억만장자일걸?”
오늘 두 사람의 중개인 역할을 맡은 장기현이 적극적으로 소개를 했다.
“진기야, 이 분이 바로 나의 오랜 동료, 이건설이야. 농협은행 H시 지점 사무실 주임이고, 은행의 자산관리를 담당하고 있지.”
“이 주임님, 안녕하세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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