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1화
그렇게 망설이다 꺼낸 말이 이거라니. 뜻밖의 말에 이진기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나희네 아버지는 매우 상냥하시고, 성격도 온화하세요. 그냥 평소대로 가서 잘 지내시면 돼요. 너무 신경쓰면 오히려 가식적으로 인사치레 하는 것 같잖아요.”
그런데, 이진기의 이 말이 뜻밖에도 이승수의 눈을 부릅뜨게 했다.
“헛소리하지 마, 사람이 예의를 차리고 도리를 지켜야지! 친척들끼리 다 함께 만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쨌든 양쪽 부모의 첫 만남인데, 어떻게 평소대로 갈 수 있겠어?”
이승수의 반응을 보고 정말 이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이진기도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그럼 선물을 좀 준비할까요?”
하지만 이승수는 또 눈썹을 비틀며 말했다.
“부자인데, 어떤 선물을 보내도 시시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선물하는 술이나 담배를 보냈다가 우스갯소리를 들을까 봐… 됐어, 나중에 친척들한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볼게.”
이진기는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아버지, 뭘 그렇게 긴장하세요? 나희네 아버지께서 예전부터 지역에서 유명한 재벌이긴 했지만, 아버지 아들도 지금 나쁘지 않아요. 하늘과 땅 차이는 아니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뭐? 재벌?!”
이 단어를 들은 이승수는 바로 뒤의 모든 내용을 생략하고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평생 농사를 지었고, 이진기가 출세하기 전까지는 만원짜리 지폐 묶음도 보기 어려웠던 이승수에게 재벌은 왕과 비슷한 개념이었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거물.
“예전에는 그랬는데요, 지금은 아마 아빠 아들이 재벌일걸요?!”
이진기가 이승수의 스트레스와 열등감을 풀기 위해 싱글벙글 웃었지만, 그는 오히려 이진기를 노려보며 말했다.
“어린 나이게 조금 벌었다고 자만하지 마. 남들은 수십 년을 이뤄왔는데 네가 어딜 들이대?”
이승수가 믿지 않는 걸 보고 이진기도 어쩔 수가 없었다. 현금, 주식, 부동산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이진기는 지금 자신이 동남성은 물론이고 국내 부자 상위 3위 안에 들 수도 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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