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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이진기가 손을 흔들자, 유채강이 즉시 룸에서 귀청이 터질 듯한 음악을 끄고 이호영과 함께 놀던 두 여자도 내쫓았다. 떠들썩하던 룸이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하지성이 이런 걸 미끼로 너를 부린거야?” 이진기가 빙그레 웃으며 묻자, 이호영이 어두워진 낯빛으로 침착하게 말했다. “도대체 뭘 하고 싶은거야?” “나를 하지성에게 데려가.” 이진기의 말을 듣고, 이호영은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비웃었다. “미친 거 아니야? 지금 너를 데리고 하지성을 만나러 가라고?” 두 손을 깍지 낀 채 턱에 놓은 이진기가 이호영에게 말했다. “지금 너에게 통지하는 거지, 상의하러 온 게 아니야. 알겠어?” “원래 나더러 하지성이 누구와 연락하는지 알아보라고 했잖아? 내가 여기 온 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말을 바꿔서 하지성을 만나러 가겠다고 하면 내가 어떻게 너를 믿고 도와서 일을 할 수 있겠어?” 이때, 이호영은 가능한 빨리 핑계를 대고 빠져나온 후에 즉시 이 소식을 하지성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네가 여기 온 지 몇 시간이 지났으니 네가 해야 할 말은 이미 다 했겠지. 그리고 하지성이 해야 할 일도 다 했을테고. 지금이 딱 좋은 타이밍이야. 이제 만날 때가 됐어.” 말을 마친 이진기는 이호영과 계속 말다툼하고 싶지 않아 바로 유채강에게 눈짓을 했고, 유채강이 무표정한 얼굴로 이호영의 앞에 다가가 말했다. “알아서 행동할래, 아니면 내가 행동하게 만들어줄까?” 이호영은 유채강을 보자마자 두려워했다. 이전의 쓰라린 경험이 그에게 유채강이 자신을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를 밟아 죽이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걸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너희들을 데리고 갈게!” 이호영이 이를 악물고 말하자, 이진기는 만족스럽게 일어나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속임수 쓸 생각 하지 마. 나는 인내심이 좋지 않으니까.” 이 말을 듣고 이호영은 한숨을 쉬며 일부러 길을 잘못 안내할 생각을 완전히 끊어냈다. 술집에서 나온 그는 아무런 속임수를 쓰지 않고 바로 이진기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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