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0화
“예의 좀 지켜줄래? 채강이는 내 형제야. 너는 남보다 못한 놈이고.”
얼굴을 가린 채 유채강에게 끌려 방안으로 들어오는 이호영을 보며, 이진기가 말했다.
이호영은 이를 악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자신이 오늘 끝장날 거라는 걸 그도 알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각자 꿍꿍이가 있든 없든, 하지성과 하세윤은 마침내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금 맹씨 가문에서 힘을 보태 주고 큰아버지 쪽도 고개를 끄덕였기에, 하지성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렇다면 내일, 자신이 이진기를 위해 정성껏 준비한 그 모든 공격들을 마침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기분이 좋아진 둘은 각자 다른 속내를 품은 채 많은 술을 마셨고, 하지성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곤드레만드레 취한 상태였다.
비틀비틀 방문을 연 하지성은 신발을 거칠게 벗고 하품을 하며 술도 마셨는데 같이 밤을 보낼 여자가 없을까 궁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방안으로 들어선 그는 소파에 앉아 있는 이진기를 보자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멍하니 멈춰섰다.
이진기가 자신의 집에 나타나다니, 하지성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한 이 상황에 정말 머리가 끓어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충격, 놀라움, 심지어 약간의 두려움까지.
복잡한 감정을 거친 후, 하지성은 실소를 터뜨렸다.
“하, 너 이자식, 사람이야 귀신이야?!”
이 말을 뱉는 하지성은 이미 술기운이 달아나 있었고, 머리속도 아주 맑아져 있었다.
그 반응에 만족한 이진기는 마치 몰래카메라에 성공한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조금도 적의를 보이지 않고 말했다.
“당연히 사람이지. 놀랐어? 하긴, 네가 꿈에서도 죽이고 싶던 사람이 갑자기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던 집에 나타나다니, 밤에 이불 들추고 뱀 집어넣은 것처럼 놀랄 만도 하지.”
빨리 마음을 가다듬은 하지성이 재빨리 눈빛으로 방 전체를 쓸었다. 자신이 모르는 남자가 이진기의 뒤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호영!
이호영이 벌벌 떨며 벽 모퉁이에 숨어서 차마 자신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를 보았을 때, 하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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