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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정빈이는 윤아를 잃어버린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해서 이러는 거야. 그래서 뇌가 스스로 방어벽을 세우고 깨어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거지.” 박미자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신수아가 부정빈의 손을 꼭 잡았다. “윤아가 돌아오는 수밖에 없겠지.” 박미자의 대답은 단호했다. 신수아는 부정빈의 손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입술을 꾹 깨문 신수아의 눈에 결의가 번뜩였다. ‘방시안이 정말 윤아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빨리 데려와야 해!’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방시안이 윤아인지 아닌지 확실히 확인하는 일이었다. ... “여기는 왜 온 거야?” 차 안에 앉아 있는 유도경을 본 유하연이 고개를 갸웃했다. “지나가다가 들렀어.” 유도경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 유하연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유도경의 집은 회사 근처고, 오늘도 아침 회의가 있다고 했으니 지나가는 길일 수는 절대 없었다. 기사는 인적이 드문 예대 정문 가까이 큰 나무 아래에 차를 세웠다. 유하연이 내리자 놀랍게도 유도경도 따라 내렸다. 그는 단숨에 유하연의 손목을 잡아 나무 뒤편으로 데려갔다. 높게 뻗은 나무가 바깥 시선을 완전히 가렸다. 구석으로 몰린 유하연은 어색하게 몸을 비틀었다. “뭐 하는 거야?” 불안해진 유하연이 눈을 크게 뜨고 입술을 깨물었다. “김씨 가문에 무슨 일 있어?” 유도경이 불쑥 물었다. 차 안에서부터 멍해 있던 걸 그는 다 보고 있었다. “무, 무슨 일이라니?” 시선을 맞추고서야, 그가 자신을 걱정해 묻는다는 걸 깨달았다. ‘설마 진짜로 나를 신경 쓰는 거야?’ 하지만 그녀는 떠오른 생각을 곧장 잘라 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 유하연은 애써 웃으며 시선을 피했다. “그냥... 가족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 앞으로도 박미자에게 가는 걸 집으로 간다고 말할 수 있을지, 그게 두려웠다. 유도경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마 유하연 자신도 모르게 지금 꽤 쓸쓸해 보였을 터였다. “집이 필요하다면...”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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