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2화
이전의 교훈 탓에 유하연은 심윤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박미자는 여전히 매달 병원에 가서 각종 정기 검진과 회복용 장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기계가 유도경에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가 알면 또 미쳐 날뛸까 봐, 유하연은 허겁지겁 산속으로 향했다.
뒤에서 심윤재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따라붙었다. 여자애 혼자 산으로 드는 게 걱정됐기 때문이다.
유하연은 뒤에 꼬리가 붙은 걸 알았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할머니! 할머니!”
그녀는 사람을 찾으며 계속 소리쳤다.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땅에 내려놓은 작은 배낭을 발견한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할머니!”
곧장 절벽 앞으로 달려간 그녀는 칼에 잘려 겨우 절반만 남은 밧줄을 보았다. 다른 쪽은 여전히 바위에 묶여 있었다.
“할머니!”
끔찍한 생각이 스치자 눈앞이 캄캄해지며 몸이 앞으로 꺾일 뻔했다.
“조심해!”
놀란 심윤재가 달려와 그녀를 억지로 끌어당겼다.
“하연아, 정신 차려. 여기서 떨어지면 진짜 죽어!”
그 말에 유하연이 발끈했다.
“죽기는 누가 죽어! 할머니가... 할머니가...”
그녀가 몸을 떨며 말을 잇지 못하자 심윤재도 밧줄을 보고 안색이 변했다.
“놔!”
그녀가 격렬히 버둥거렸다.
“할머니! 할머니를 찾아야 해! 놓으라고!”
“안 돼!”
심윤재가 고함쳤다.
“저쪽으로 넘어가면 위험해! 네가 떨어지면 그때야말로 아무도 할머니를 못 찾아!”
그 말에 그녀가 겨우 진정됐다.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창백한 얼굴로 유도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그녀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그였다.
도운 그룹.
유도경은 눈앞의 유동민을 보며 차가운 얼굴에 비웃음을 띠었다.
“전혀 놀라지 않네.”
유동민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버지는 제가 무엇에 놀라기를 바라는 걸까요?”
의자를 돌려 마주 선 그는 잔잔히 말을 이어갔다.
“심씨 가문의 힘을 빌려 제 프로젝트를 빼앗으신 일인가요, 아니면 회사 안의 하찮은 놈들을 사서 저한테 잔잔한 골칫거리를 만드신 일인가요? 아니면 기씨 가문에서 권력 다툼 중인 기태준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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