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7화
신수아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유하연은 이미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신수아의 목소리에 유하연은 벌떡 정신이 들었다.
“하연아, 설아가 너를 만나고 싶대. 네가 구해 줬다고, 직접 고맙다고 하고 싶대.”
그 말을 듣자 유하연의 입술이 더 굳게 다물어졌다.
옆에서 곽하린이 눈길을 보냈고, 유하연은 손짓으로 신경 쓰지 말라 하더니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설아, 내가 필요 없다고 했잖아. 직접 들어 봐. 벌써 거절했어. 너도 이 일 너무 마음에 두지 말고...”
전화기 너머로 낮게 이야기하는 신수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김설아가 곁에 있는 듯했다.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김설아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수아야, 내가 직접 말할게.”
유하연은 무심코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유하연 씨 맞죠?”
김설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조금 병색이 감돌지만 봄바람 스치듯 사람을 느슨하게 만드는 음색이었고 옅은 웃음이 배어 있었다.
“아직 제대로 인사도 못 했네요. 앞으로 하연이라고 하면서 말 편하게 해도 돼요? 정말 좋은 이름이에요.”
“아, 네...”
유하연은 천천히 대답하며 시선을 내려 창백한 손끝을 바라보았다.
“우리 한번 만나자. 나한테 기회를 줬으면 해. 정말 직접 고맙다고 말하고 싶거든, 괜찮지?”
김설아의 부탁 앞에서 유하연은 아까처럼 단번에 거절하지 못했다.
입술이 몇 번 열렸다가 닫히고 마침내 한마디가 나왔다.
“좋아요.”
그 말이 끝나자, 김설아가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이번 주말 저녁 어때?”
“내가 자리 잡고, 시간하고 주소 보내 줄게. 괜찮지?”
“다 좋아요. 김설아 씨가 정하세요.”
응답을 마치고 전화를 끊자, 곽하린이 유하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하연은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고 시선을 거두며 물었다.
“왜?”
“그 김설아라는 사람 너 꽤 신경 쓰는 것 같아.”
겉으로는 티가 덜 났지만, 곽하린은 항상 붙어 다니는 비서라 유하연의 미묘한 기류를 예민하게 읽어 냈다.
“그 정도는 아니야.”
유하연은 서류를 다시 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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