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3화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며 작은 구멍으로 날아간 위치 추적기는 미세한 바람 소리 외에는 다른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다.
이를 본 유하연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진한 자극적인 냄새가 풍겨오자 얼굴이 굳은 유하연은 바로 코와 입을 막았다.
“내가 경고했지, 좋은 말로 할 때 듣지 않으면 벌 받을 거야.”
다시 들려온 그 목소리는 조금 전보다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죄를 인정하지 않을 거면 죽어!”
말이 끝나자마자 밀폐된 방의 환풍구로부터 대량의 독가스가 끊임없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진짜로 유하연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유하연은 몇 초 만에 머리가 어지러웠고 입과 코가 파랗게 변했다. 의식을 잃기 전 정신을 차리기 위해 혀를 깨물며 고통으로 버티려 했다. 떨리는 손으로 가슴에 걸려 있던 옥을 떼어낸 뒤 안에 든 알약을 꺼내 입에 넣었다.
이것은 박미자가 남겨준 유품 중 하나였다.
원래는 몸을 강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연정이 개조해 무슨 독이든 맞설 수 있는 약이 되었다.
마지막 숨이 남아 있는 한, 어떤 상태라도 이 알약으로 조금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시간이 없음을 알고 있는 유하연은 여기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탈출 방법을 찾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구석에 있던 책상을 끌어와 환풍구 쪽으로 올라가려 했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돌출된 부분을 밟은 뒤 겨우 균형을 잡았다.
쾅!
밀실 뒤쪽 벽이 갑자기 무너지며 어른과 아이가 급히 뛰어 들어왔다.
“하연아!”
“엄마!”
목소리를 들은 유하연은 고개를 돌렸다.
환풍구를 맨손으로 뜯고 있었던지라 열 손가락이 날카로운 철사에 베여 피가 철철 났다. 유도경 옆에 있는 연정을 본 유하연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철사를 버리고 환풍구 가장자리에서 뛰어내렸다.
“여기야!”
연정에게 달려간 뒤 유하연은 녀석을 껴안은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연정아, 우리 딸, 무사해서 다행이야... 엄마가 너무 걱정했어...”
눈시울이 붉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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