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3화
부정빈의 말을 듣고, 연정도 눈이 살짝 휘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부정빈이 곧 바로 잡았다.
“내가 네 아빠로 갈 거니까 앞으로도 계속 아빠라고 불러야 한다? 안 그러면 다른 친구들이랑 선생님들이 이상하게 볼 거야.”
말은 옳았다. 그래도 연정은 갑자기 어색해졌지만 얌전하게 불렀다.
“...네, 아빠.”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유하연은 더 말하지 않았지만, 연정을 일러주는 부정빈의 태도를 보며 미간이 절로 좁혀졌다.
처음 부부 명목을 맞추기 위해, 부정빈의 제안대로 연정이 그를 아빠라 부르게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연정은 철든 아이라, 가끔 나타나 잘해 주는 사람이 진짜 아빠가 아니라는 걸 금세 알아차렸다. 이후 유하연이 따로 앉혀서 자신과 부정빈의 관계를 솔직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부정빈은 선을 넘으려는 듯했다.
연정의 부모 동반 운동회가 주말이라, 하루를 통째로 비워 주려면 며칠간은 야근을 몰아야 했다.
토요일 아침에도 날 밝기 전 회사에 먼저 나왔다.
여덟 시에 기사에게 연정을 회사 앞으로 데려오게 하고, 그때 셋이 함께 출발할 예정이었다.
“넌 정말...”
일부러 사무실을 찾은 부정빈이 웃다가도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집에 갔더니, 도우미가 너 새벽 네 시에 출근했다더라.”
유하연은 펜을 놀리며 말했다.
“어쩔 수 없지. 요즘은 잠을 많이 필요로 하지는 않거든. 에너지가 너무 좋아.”
“그래도 몸이 먼저야. 일한다고 몸 망치지는 마.”
한참 생각하던 부정빈이 한마디 당부했다.
“알았어. 내 컨디션 조절은 내가 해.”
유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부정빈이 들고 온 봉투에서 옷 한 벌을 꺼냈다.
“맞춤으로 만든 패밀리룩이야. 우리 셋이 같이 입자.”
유하연이 고개를 들어 의아하게 봤다.
“이쪽이 더 의미 있잖아.”
부정빈이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제대로 준비하고 싶었다. 혹시 선생님이 셋이 함께 찍은 사진을 뽑아 준다면 유치원 정문 큰 게시판에 걸릴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사적인 바람이 있었다. 비록 진짜가 아니더라도 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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