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4화
“유 대표님, 이제 저희한테 설명 좀 해주시죠.”
주주들이 서류 한 뭉치를 회의 테이블에 그대로 내던졌고, 종이는 흩어져 바닥에 우수수 떨어졌다.
유하연이 내려다보니 모두 얼마 전 부정빈이 놓쳐 버린 그 프로젝트 관련 자료였다.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 프로젝트, 우리 수천 그룹이 반년 가까이 공들여 겨우 기회를 만든 건데, 이제 와서 안 하겠다고요?”
“유 대표님, 정말 몰라서 이러는 거예요? 이거 날려 버리고 우리가 손실을 얼마나 봤는지 알아요?”
“제가 들은 바로는 원래는 기회가 있었대요. 저희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했다고요. 진짜 별별 욕이 다 나오려고 해요!”
“유 대표님, 설명은요. 설명은 언제 해줄 거예요?”
“...”
퍼붓는 말이 얼굴에 튈 만큼, 그들의 격앙과 분노는 노골적이었다.
유하연도 이해했다. 사실 그녀 역시 속에서 불이 치솟고 있었다. 다만 그 대상이 부정빈, 가장 힘들던 때 자신을 도왔던 사람이었기에, 그의 앞에서는 침묵을 선택했을 뿐이다.
부정빈이 직접 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조치, 이를테면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려는 시도쯤은 할 거라 여겼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고, 프로젝트는 그렇게 줄 끊어진 연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
주주들의 추궁 앞에서, 유하연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할 말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판단이 틀렸던 것도 사실이었다.
애초 부정빈이 이 프로젝트를 원했을 때, 자격은 약간 모자랐다. 주주들도 모두 망설였다. 하지만 유하연은 부현 그룹이 가진 분야별 강점을 떠올렸고, 부정빈이 부현 그룹의 역량을 등에 업으면 충분히 깔끔하게 해낼 수 있으리라 보았다.
그래서 반대를 무릅쓰고 그에게 맡겼다.
실제로도 그랬다. 남에게 넘어갔으면 한두 달은 걸렸을 장기전이, 부정빈의 손에서는 일주일 만에 따냈다.
하지만 끝에서 틀어졌다.
“그게 설명이에요?”
유하연의 말을 듣자 주주들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고, 책상을 쾅쾅 치며 얼굴이 붉어졌다.
“틀린 건 제 판단이에요. 제 잘못 인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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