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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그때 박태윤의 부하가 곧바로 보고를 올렸다. 최근 반년 사이, 유럽의 니치 시장에서 ‘오로라’라는 신흥 주얼리 브랜드가 갑자기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대담하고 자유롭고, 생명력이 넘치는 디자인으로 충성 고객층까지 빠르게 만들어 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브랜드 뒤에 숨어 있는 정체불명의 디자이너의 코드네임은 ‘라크’였다. 여러 경로로 확인한 결과, 그 라크는 바로 사라진 지 오래된 문서아였다. 문서아가 다시 꿈을 집어 든 것이다. 박태윤은 아주 오래전 문서아가 들뜬 얼굴로 스케치북을 들이밀던 날들이 기억이 났다. 스케치북에는 말도 안 되게 자유로운 발상으로 가득한 주얼리 디자인이 빼곡했다. 그때 박태윤은 박씨 가문의 며느리가 밖으로 나돌아 다니면 안 된다는 이유를 대며, 무심하게 한마디 던졌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마.” 그런데 문서아는 결국 누구도 못 막을 만큼 화려하게 잘 해냈다. 모든 속박을 벗어던진 뒤 터져 나온 재능은, 박태윤의 뺨을 정면으로 후려치는 것 같았다. 질투와 버려졌다는 분노가 박태윤의 이성을 뜨겁게 태웠다. 박태윤은 차갑게 지시를 내렸다. “오로라를 전면적으로 압박해. 가능한 자원 전부 동원해서 말이야.” 원자재 공급망을 끊고, 협력사에 압박을 넣고, 필요하면 돈을 쏟아부어서라도 문서아가 눈여겨본 디자이너와 고객을 빼앗아 오라고 했다. 박태윤은 문서아의 꿈이 막 싹트는 순간, 뿌리째 말라 죽게 할 생각이었다. 문서아가 갈 곳을 잃고, 결국 박태윤에게 돌아오는 수밖에 없게 하고 싶었다. 박태윤은 통유리창 앞에 서서 잔잔한 호수를 내려다봤다. 목소리에는 온기가 한 점도 없었다. “계속 감시해. 문서아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한순간도 놓치지 마.” 박태윤은 문서아가 화를 내고, 전화를 걸어 따지고, 비열하다고 욕해 주길 기대했다. 그래야 아직 박태윤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었다. 하지만 문서아의 반응은 또다시 박태윤의 예상을 벗어났다. 박태윤의 압박이 산처럼 덮쳐 오는데도 오로라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문서아는 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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