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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박태윤 씨, 내 말뜻은 충분히 명확했을 텐데...” 문서아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화도 없고, 흔들림도 없었다. “박태윤이랑 문서아는 이미 끝났어. 법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요 전부 다 끝났어. 그러니 내 삶에 더는 끼어들지 말아 줘.” 말을 마친 문서아는 박태윤을 더 보지 않았다. 곧장 흔들의자 쪽으로 걸어가 앉아 옆 탁자 위에 펼쳐 두었던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방금 전 일은 그저 사소한 해프닝이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책장을 넘겼다. 햇살이 문서아의 어깨와 머리카락 위로 따뜻하게 내려앉았다. 그런데도 문서아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박태윤은 모래 위에 무릎 꿇은 채 문서아의 고요한 옆얼굴을 바라봤다. 손끝에는 아직도 치맛자락의 부드러운 감촉이 남아 있었다. 그 감촉이 오히려 박태윤의 심장을 더 깊은 구렁으로 떨어뜨렸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요란한 휘파람 소리와 웃음이 들려왔다. 술에 취한 현지 건달 몇 명이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시선이 노골적으로 문서아의 몸을 훑었고 입에서는 더러운 농담이 쏟아졌다. 박태윤이 벌떡 일어섰다. 문서아를 등 뒤로 감싸 막으며, 눈빛을 차갑게 세워 건달들을 노려봤다. “꺼져.” 하지만 건달들은 인원수와 술기운을 믿고 오히려 더 가까이 붙었다. 말투는 더 가벼웠다. “오, 네 여자야? 우리가 좀 보면 어때?” 순식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중 한 명이 박태윤을 밀치며 문서아의 얼굴을 만지려 손을 뻗었다. 박태윤은 망설임도 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박태윤은 격투를 배운 적이 있었다. 몸이 날렵하게 움직였고, 단숨에 두 명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상대는 인원 수가 많았고, 술까지 들어가 손이 거칠었다. 난장판이 되는 순간, 누군가 해변가에 버려진 낡은 나무 노를 집어 들어 박태윤의 등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박태윤이 짧게 신음을 흘리며 비틀거렸다. 그래도 박태윤은 끝까지 문서아를 등 뒤에 두고 막아 섰다. 문서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싸움을 차분히 지켜봤다. 박태윤이 맞는 순간에도, 문서아의 얼굴에는 어떤 파문도 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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