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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박태윤은 텅 비고 차가운 사무실에 앉아, 부하에게서 문씨 가문이 파산했고, 문진화가 도망쳤다는 보고를 들었다. 그 말에 박태윤은 통쾌함이 한 점도 없었고 오히려 가슴속이 더 휑해졌다. 박태윤은 문서아와 과거를 잇는 마지막, 그마저도 허약했던 연결고리를 자기 손으로 잘라 냈다. 그리고 동시에 문서아가 돌아설 수 있는 길까지 완전히 막아 버렸다. 박태윤은 컴퓨터 화면 속 파일을 멍하니 바라봤다. 기술팀이 복원한 이혼 합의서 서명 스캔본에서 문서아의 사인은 매끈하고 단정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획 하나하나가 전부 결별의 칼날처럼 또렷했다. 후회와 절망이 밀물처럼 덮쳐 와 숨이 막혔고 박태윤의 상태는 눈에 띄게 무너져 내렸다. 한때는 차갑고 단정하던 부성 그룹 대표가 이제는 볼이 패이고 눈 밑이 꺼졌다. 눈매에는 늘 짙은 피로와 음울함이 내려앉아 있었다. 최근 박태윤은 감정에 휩쓸린 결정들을 연달아 내렸다. 문서아를 겨냥했고 문씨 가문을 겨냥했고, 유상우의 세력과도 무리하게 맞붙었다. 그 여파로 부성 그룹의 주가는 흔들리고 내부는 술렁거렸다. 가문 원로들의 질책 전화가 줄줄이 들어왔고 경쟁자들은 틈을 노렸다. 하지만 박태윤은 전부 무시했다. 바깥의 압박과 밤낮없이 파고드는 후회가 두 마리 독사처럼 박태윤의 정신과 체력을 갉아먹었다. 박태윤은 밤을 통째로 새우기 일쑤였다. 투명 테이프로 덕지덕지 이어 붙여진 박씨 가문 가법 노트를 멍하니 바라보거나, 사설탐정이 보내온 문서아의 희미한 근황을 몇 번이고 반복해 봤다. 문서아가 웃는 사진이 뜰 때마다, 사업이 잘돼 간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다른 남자가 문서아 곁을 지키는 장면이 찍힐 때마다, 박태윤의 심장은 달아오른 쇠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 돼.’ 박태윤은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강압, 압박, 포위는 문서아를 되돌리지 못했다. 오히려 더 멀리 밀어냈다. 박태윤의 자존심과 체면은 문서아를 영영 잃는 공포 앞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때, 박태윤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미친 생각이 형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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