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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박태윤은 남아 있는 인맥과 자원을 모조리 긁어모아 마침내 문서아의 거처를 다시 알아냈다. 스위스의 조용한 산간 마을. 문서아는 그곳에서 새로운 디자인 영감을 찾는 듯했다. 박태윤은 곧장 비행기를 탔다. 이번에는 수행원도 없었고, 거들먹거림도 없었다. 그저 추적자처럼 주소를 따라 마을 끝자락으로 향했다. 눈 덮인 산과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오두막. 박태윤은 울타리 밖에 멈춰 섰다. 마당 한가운데, 문서아가 라탄 의자에 앉아 있었다. 무릎 위에는 담요가 덮여 있었고, 앞에는 이젤이 세워져 있었다. 문서아는 연필로 무언가를 스케치하고 있었다. 햇살이 문서아의 어깨를 조용히 비췄다. 모든 게 고요했고 아름다웠다. 박태윤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갈비뼈를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 박태윤은 용기를 쥐어짜 울타리 문을 조심스레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발소리를 들은 문서아가 고개를 들었다. 문서아의 얼굴에 아주 옅은 놀람이 스쳤다가, 이내 평정으로 가라앉았다. 지난번 해변에서 보였던 냉담함과는 다르게 이번 시선에는 말로 옮기기 어려운 복잡함이 아주 얕게 섞여 있는 듯했지만 그래도 박태윤이 바라던 흔들림은 없었다. 박태윤은 문서아 앞 몇 걸음에서 멈췄다.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겁이 났다. 문서아의 고요를 깨뜨릴까 봐. 박태윤은 문서아를 바라봤다. 수천 마디가 목을 막았고, 결국 떨리는 한 구절만 겨우 흘러나왔다. “서아야... 기자회견... 봤어?” 문서아는 연필을 내려놓고 박태윤을 조용히 봤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문서아의 시선이 박태윤의 퀭한 눈 밑과 핼쑥한 뺨을 스쳤다. 그 복잡한 기색이 아주 잠깐 더 짙어지는 듯하더니 곧 사라졌다. 박태윤의 가슴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래도 박태윤은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을 다시 꺼냈다. “박태윤은 이미 죽었어... 지금 너 앞에 서 있는 건, 널 사랑하는 남자일 뿐이야... 한 번만 기회를 줘, 응? 설령... 우리가 낯선 사람부터 다시 시작해도...” 문서아는 한참 동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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