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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떼를 부린다고?” 안서희는 그 말을 되뇌듯 반복하더니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조롱이 섞인 분노였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까부터 손 아래 눌러두고 있던 서류 한 묶음을 강주혁 앞의 탁자 위로 세게 내리쳤다. “강주혁! 너는 지금까지도 그게 떼쓰는 거라고 생각하니? 눈 좀 뜨고 똑바로 봐! 그건 떼가 아니야. 완전히 너를 버린 거라고! 아직도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거야!” 안서희의 갑작스러운 분노에 강주혁은 잠시 말을 잃은 채 고개를 숙여 테이블 위에 떨어진 서류를 바라보았다. 하얀 표지 위, 굵고 검은 글자가 그의 시야를 그대로 사로잡아 버렸다. [이혼 합의서.] 서류 하단 서명란에는 유한나라는 세 글자가 또렷하게 적혀있었고 잉크는 마른 지 한참 된듯했다. 발밑에서 차가운 기운이 치솟으며 머리끝까지 단숨에 얼려버렸다. 강주혁은 마치 시선으로 태워 없앨 수라도 있는 것처럼 그 서류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몇 초간의 숨 막히는 정적 끝에 강주혁은 고개를 번쩍 들며 비웃듯 웃었다. “이혼할 테면 하라죠! 유한나가 이런 걸로 저를 협박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나 봐요?” 분노가 파도처럼 밀려와 방금 스쳐 간 혼란과 불안감을 억눌렀다. 그는 거칠게 이혼 합의서를 집어 들었다.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얼마나 거액의 위자료를 요구하려는지. 나한테서 뭘 얼마나 뜯어내려고 이런 연극을 벌였는지!’ 하지만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그의 얼굴에서 분노는 점점 굳어갔고 대신 더 깊은 당혹이 떠올랐다. 조항은 지나치게 명확했다. 유한나는 거의 모든 걸 포기하고 있었다. 강호 그룹 지분, 혼인 후 취득한 모든 부동산 그리고 본인 명의의 펀드와 금융 자산까지. 그런 그녀가 요구한 것은 딸 민지의 양육권과 결혼 전부터 소유하고 있던 개인 재산뿐이었다. 사실상 딸만 데리고 빈손으로 떠나겠다는 선언이었다. “말도 안 돼.” 강주혁은 중얼거리듯 내뱉으며 무의식적으로 서류를 움켜쥐었다. 이건 그가 예상한 그림이 아니었다. ‘이 틈을 타 천문학적인 보상을 요구해야 하는 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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