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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유도준은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곧바로 늘 하던 장난기 어린 웃음을 보였다. “어라, 분위기가 왜 이래요? 어머니, 또 한나랑 옛날 얘기하면서 감성 터뜨리신 거예요? 우리 집 보호종 1호 울리면 안 됩니다. 지금 아주 귀한 몸이거든요.” 신지수는 그를 한 번 흘겨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됐다. 너희 남매가 알아서 얘기해. 난 먼저 갈게.” 그녀는 유한나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고 의미심장한 눈빛만 남긴 채 작업실을 나섰다. 넓은 공간에는 다시 두 사람만 남았다. 유도준은 유한나의 책상 앞으로 다가와 몸을 살짝 기울였다. 책상 가장자리에 손을 짚자 두 사람의 거리가 단번에 좁혀지며 유도준의 향기가 유한나를 감싸안았다. “우리 대작곡가님, 창작의 벽에 부딪히셨나?” 유도준은 늘 그렇듯 입꼬리를 올린 채 가볍게 놀리듯 말했다. “미간 주름에 지나가던 파리도 집혀 죽겠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길래 넋이 나가?” 유도준의 눈동자 속에 비친 모습을 또렷하게 볼 수 있을 만큼 두 사람의 거리는 지나치게 가까웠다. 그러다 보니 장난스러운 표정 아래 숨겨진 깊고도 소중한 온기도 보였다. 유도준은 마치 아주 작은 불씨가 조심스럽게 타오르고 있는 것처럼 기대와 인내가 뒤섞인 눈빛을 하고 있었다. 유한나의 심장이 철렁했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렇지 않았을 테지만 지금은 달랐다. 신지수의 말이 아직 귓가를 맴돌고 있었고 함께 지내온 시간 속에 담긴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유한나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천천히 고래를 들어 그의 웃음기 머금은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냈다. 공기 속에 묘한 긴장이 번졌다. 먼저 몸을 일으킨 쪽은 유도준이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거리를 벌리며 마치 방금의 미묘한 분위기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다시 느슨한 어조로 돌아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밥 먹으러 가자. 예술가님, 고생한 매니저에게 보상 좀 해주지 그래?” 유도준이 유한나를 향해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어릴 적 길을 건널 때 잡아 주던 보호의 손길과는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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