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며칠 뒤, 유한나는 작업실 하나를 임대했다.
작업실 이름도 한나로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썼다.
사업자 등록부터 인테리어, 장비 구입까지 자잘한 일들은 거의 전부 유도준이 도맡았다.
유도준은 이를 두고 미래의 음악 거장을 탄생시키기 위한 전방위 지원이라며 으스댔다.
그는 유한나가 고른 커튼 색이 너무 밋밋하다고 투덜대면서도 같은 톤의 원단을 찾겠다며 반나절을 차 몰고 돌아다녔다.
또한 그녀가 고른 커피 머신이 겉만 번지르르하다고 불평하면서도 설명서를 정독해 직접 첫 커피를 내려 주기도 했다.
유한나가 책상에 엎드려 악보를 수정할 때면 유도준은 옆 소파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했다.
유도준이 가끔 고개를 들어 집중한 그녀의 옆얼굴을 바라볼 때 실내에는 연필이 종이를 긁는 사각거림과 키보드 소리만이 흐르는데 묘하게도 두 사람의 모습은 이상할 만큼 조화로웠다.
신지수도 몇 차례 작업실에 들렀다.
그녀는 유도준이 유한나의 곁을 맴도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면서도 눈빛 한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보였다.
그날 오후, 유한나가 영상 음악 협업을 논의하러 온 사람을 막 배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신지수가 작업실로 들어섰다.
마침 유도준은 전화받으러 나간 상태라 넓은 작업실에는 두 모녀만이 남았다.
“엄마, 어쩐 일이에요?”
유한나가 물 한 잔을 따라 신지수 앞에 놓으며 물었다.
신지수는 컵을 받아 들어 물은 마시지 않고 컵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잠시 망설이다가 마음을 굳힌 듯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한나야, 엄마도 오래 고민해 봤는데 네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맞은편에 앉은 유한나는 어렴풋이 신지수가 하려는 말을 예감할 수 있었다.
“도준이는 엄마, 아빠 친아들이 아니야.”
신지수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그 말은 유한나의 귀에서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유한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신지수를 바라보았다.
“입양한 아이야.”
신지수는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옛 기억에 잠긴 모습이었다.
“그때는 엄마 몸이 안 좋아서 아이를 가질 수가 없었고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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