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무작정 피하고 막아서는 게 최선은 아니었다.
피할수록 강주혁은 더 집요해졌고 그럴수록 딸의 마음속에 더 깊은 흔적만 남길 뿐이었다.
이제는 제대로 된 대면이 필요했다.
되돌리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완전히 끊어내기 위한 자리였다.
며칠 뒤, 강주혁이 또다시 신지수의 집으로 값비싼 장난감을 보냈다는 걸 확인한 유한나는 직접 그의 번호를 눌렀다.
전화는 곧바로 연결됐다.
“한나야?”
“내일 오후 세 시, 정안 카페.”
유한나의 목소리는 고저 없이 담담했다.
“둘이서 얘기 좀 해.”
유한나는 강주혁이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녀는 강주혁에게 협상할 기회도, 변명할 기회도 미리 준비했던 말도 허락하지 않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강주혁은 몇 초간 멍하니 서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버티지 못하는 거야. 냉전이든 차단이든 이사든... 결국 여자의 심술이 다 거기서 거기지. 목적은 그냥 내가 먼저 고개 숙이고 달래주는 거겠지.’
강주혁은 곧바로 예정되어 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내일 뭘 입을지, 무슨 말을 할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유한나와 민지를 다시 데려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임서연은 이미 처리했고 놀 만큼 놀았으니 이제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때라고 느낀 것이다.
‘민지는 아빠를 그리워하고 유한나는 결국 나 없이 안 돼.’
강주혁은 기분 좋게 술 한 모금 마시며 재회를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다음 날 오후, 유한나가 먼저 도착했다.
강주혁은 의도적으로 신경 쓴 차림으로 정확한 시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유한나의 맞은편에 앉아 찬찬히 얼굴을 훑었다.
수척함, 그리움 무엇이든 찾으려 했지만 유한나는 표정은 깊은 호수처럼 고요했다.
강주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한나야, 그동안 나 혼자 많이 생각했어. 전에는 내가 정말 개자식이었지. 눈이 멀어서 너랑 민지한테 상처 주는 짓만 했어. 특히 임서연의 말만 믿고 너를 의심하기까지 했고... 지금 생각하면 내가 미쳤었지. 사과를 백 번 해도 부족하다는 거 알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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