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윤시혁은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표정은 차분했지만 왠지 모르게 굳어 있었다.
“나는 그냥 진실이 알고 싶었을 뿐이야.”
그 말에 서은채는 조용히 웃었다.
예전이라면 윤시혁은 망설임 없이 그녀를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그래도 오늘 일은 무사히 넘겨서 다행이야. 의사의 말도 있었고 이제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겠지. 생각해 보면 다 유민이가 미리 알려둔 덕분인데...’
윤시혁과 한효진이 서강대병원의 유 교수님을 데려올 거라는 걸 미리 알게 된 서은채는 아버지를 통해 유교수의 약점을 잡아 진단서를 바꾸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조용히 윤시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혁아, 나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러는데 잠깐만이라도 옆에 있어 줄 수 있어?”
윤시혁은 시선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미안, 은채야. 오늘 회사 일이 좀 많아서 안 될 것 같아.”
서은채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잠깐이면 돼. 진짜로 잠깐만 있어 줘.”
잠시 침묵이 흘렀다.
“유민이한테 연락할게. 유민이가 곁에 있어 줄 거야”
윤시혁이 자신 곁에 남아줄 줄 알았던 서은채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잠깐도 같이 있기 싫다는 뜻일까?’
그녀는 주먹을 세게 쥐면서 대답했다.
“괜찮아. 안 불러도 돼.”
윤시혁은 그 말에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그는 서은채를 집에 데려다주고는 그대로 회사로 돌아갔다.
밤이 되자 임수아는 조용히 집으로 돌아왔다.
거실 옆을 지나가려던 그녀는 주방에서 요거트를 들고 나오던 하유민과 마주쳤다. 하유민은 그녀를 보자마자 눈알을 굴렸다.
‘어떻게 이 여자가 할머니의 믿음을 받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안 돼. 오늘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전부 설명했는데도 할머니는 믿어주지 않았어. 오히려 나를 나무랐지. 게다가 다시는 그런 말 꺼내지도 말라고 했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임수아는 곧장 계단을 올라 한효진의 방으로 향했다.
“왔어?“
한효진은 그녀를 부드럽게 맞아주었고 임수아는 그녀 곁에 조용히 앉았다.
“오늘 있었던 일 다 들으셨죠.”
“그래 다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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