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화
“우리 집에 입양되기 전에 보육원에서 살았던 거 맞잖아.”
“뭐라고?”
“보육원? 입양? 현지가 임씨 가문의 입양 딸이었어?”
“그럴 리가? 한 번도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없는데?”
임현지의 친구들은 눈을 크게 뜬 채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야말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임현지는 언성을 높이며 외쳤다.
“수아야, 너 정말 너무하다! 네가 나를 싫어하는 건 알아. 엄마의 사랑을 나랑 나눠야 해서 보육원에서 돌아온 후로 줄곧 소외감을 느낀 것도 알지.
하지만 그렇다고 날 비방하면서 내가 친딸이 아니라고까지 말할 필요가 있어?”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나 임수아 앞에 섰다.
“언니로서 오늘은 가만 안 있을 거야. 버릇 좀 고쳐줘야겠어.”
그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손을 들어 임수아의 뺨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임수아는 가볍게 손을 들어 그녀의 손목을 잡아챘고 반대 손으로 그대로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짝!”
찰싹 울리는 소리와 함께 임현지의 얼굴이 한쪽으로 휙 돌아갔다.
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장면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참 뒤, 정신을 차린 임현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임수아를 노려보았다.
손으로 뺨을 감싸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을 뱉었다.
“너, 너... 감히 나를 때려?”
임수아는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
“그럼 방금 네가 하려던 건 뭐였는데? 네가 먼저 때리려 해놓고 맞으니까 억울해?”
그녀는 한 걸음 다가서며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임현지, 네가 진짜 임씨 가문의 친딸인지, 아니면 입양된 건지. 그건 네가 제일 잘 알겠지.”
그렇게 말하고 임수아는 돌아서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두 걸음쯤 가던 그녀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보며 덧붙였다.
“아, 그리고 한마디 더 할게. 앞으로 남 험담하고 싶으면 조금 더 은밀한 공간을 찾는 게 좋을 거야.”
“나는 그냥 화장실 가려던 거였어. 그런데 어쩌다 보니 들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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