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화
그 말을 들은 순간, 임수아의 발걸음이 살짝 멈췄다.
그리고 곧바로 들려온 건 익숙한 임현지의 목소리였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믿기지 않았어. 수아가 우리 몰래 그런 일들을 했다는 게... 나랑 엄마도 그 소식 듣고 정말 큰 충격이었어. 결국에는 우리 탓이지. 나랑 엄마가 수아한테 너무 무심했던 거야.”
그녀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죄책감이 묻어났다.
“현지야, 넌 진짜 너무 착해서 그래! 동생이 뭘 했든 그건 걔 일이지, 네 잘못은 아니잖아. 게다가 너희는 원래 같이 자란 사이도 아니고. 임수아는 이미 성격이 다 자리 잡힌 상태에서 집에 들어온 거잖아. 그걸 억지로 바꾸겠다는 것도 무리지. 너무 자책하지 마.”
임현지의 친구가 나서서 위로를 건넸다.
그러자 임현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수아는 어릴 때 보육원에서 컸잖아. 그런 데는 어떤 애들이랑도 섞여 살아야 하니까 그때 뭐 잘못 배운 거겠지. 그래도 우리 가족이니 좀 더 감싸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그 말에, 임수아는 결국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단번에 그들이 앉은 자리로 걸어갔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임수아를 보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
임현지 역시 순간적으로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 눈빛에는 분명 당황한 기색이 어렸다.
임수아가 어디까지 들었는지조차 가늠이 안 되는 눈치였다.
“수, 수아야...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한참을 멈칫한 끝에야 임현지가 겨우 입을 열었다.
임수아는 임현지를 보더니 가볍게 웃으며 되물었다.
“보육원이 수준 낮은 데고 이상한 애들 천지라고? 하... 임현지. 넌 잊었나 본데. 그 보육원, 너도 어릴 때 살았던 곳이야. 이제 와서 보육원이 부끄러워? 그때 원장님이 널 거둬주지 않았으면 네가 지금 이렇게 살 수 있었을 것 같아? 임씨 가문의 딸이라는 타이틀 하나 붙였다고 네 과거까지 지워진 줄 알아? 사람은 자기 뿌리는 부끄러워하면 안 되는 거야.”
그 말에 임현지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
“수아야,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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