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임수아와 윤시혁이 무대 위로 올라섰다.
한효진은 먼저 손을 뻗어 임수아의 손을 다정하게 잡았다.
그리고 곧장 무대 아래의 손님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요즘 우리 수아에 대한 좋지 않은 말들이 오가고 있는 걸로 압니다. 여러분도 어느 정도 들으셨을 거고 마음속에 의문이나 오해가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오늘 이 자리를 빌려 그 오해들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말한 뒤, 한효진은 고개를 돌려 임수아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수아야, 이제 남은 얘기는 네가 해줄래?”
임수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화답했다.
“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곧 무대 아래에 앉아 있는 서은채를 향했다.
표정은 금세 굳어졌고 조금 전까지의 온화한 미소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는 단호하고 진지한 눈빛만이 남아 있었다.
임수아가 입을 열었다.
“서은채 씨. 당신이 시혁 씨에게 먼저 이별을 통보한 것, 사실인가요?”
그녀의 질문이 끝나자 사람들의 시선도 일제히 서은채에게 쏠렸다.
그 순간, 서은채는 비교적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애초에 한효진이 이 연회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오늘 밤 자신이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란 건 각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맞습니다.”
서은채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임수아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제가 시혁 씨와 결혼한 건 은채 씨가 먼저 이별을 통보한 후, 한 달 넘게 지난 뒤였죠?”
서은채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임수아는 눈을 떼지 않은 채,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미 끝난 사이였다면 그 이후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시혁 씨와 제가 결혼한 게 뭐가 문제죠? 결혼하면 안 되는 겁니까?”
“...”
서은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지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곽 여사님,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그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저를 향해 ‘남의 연인을 가로챈 여자’라며 비난하신 건 지금 생각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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