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말해 뭐해, 임수아 이미지 세탁하려고 연회 연 거지 뭐.”
“그런데 곽 여사님이 했다는 말들, 진짜일까?”
“진짜겠지.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은 근거 없이 함부로 못 하지 않겠어? 예전에 서씨 가문의 장녀가 윤시혁이랑 사귀었던 건 다들 아는 사실이잖아.
그런데 갑자기 윤시혁이 임씨 가문에 갓 돌아온 막내딸이랑 결혼한다고 발표했을 때는 진짜 충격이었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그건 아무도 모르지.”
“서씨 가문 사람들, 오늘 전부 왔더라. 이따가 볼만하겠네. 우리는 그냥 좋은 자리에 앉아서 구경만 하면 되겠어.”
이번 연회에는 경성 상류층이라면 이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명문가 집안들이 모조리 참석했다.
그야말로 단 한 집도 빠짐없이 전원 출석이었다.
임씨 가문도 윤씨 가문과 사돈 관계인 만큼 당연히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임씨 가문을 대하는 주변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사람들도 대부분은 알고 있었다.
임씨 가문의 막내딸이 윤시혁과 결혼하긴 했지만 정작 윤시혁 본인은 그 아내에 대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왔다는걸.
즉, 이 결혼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굳이 임씨 가문에 아부할 필요는 없다고 여긴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겉으로는 아무도 티를 내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긴 했다.
오늘따라 화려하게 차려입고 온 임현지는 자신을 향해 은근히 던져지는 시선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냉소적인 눈빛들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온몸이 따가운 바늘에 찔리는 것 같았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조차 불편하고 숨이 막히는 듯했다.
그녀는 직감했다.
자신의 ‘출생 비밀’이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알려졌다는 것을.
그런 그녀의 불안감을 느꼈는지 성혜란은 그녀의 손등을 감싸 쥐며 조용히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현지야.”
임현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때였다.
잔잔하던 연회장 분위기 속에, 문득 주변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정원 입구 쪽으로 쏠렸다.
그곳에는 한 쌍의 남녀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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