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윤시혁은 아무 말 없이 깊은 눈빛으로 임수아를 바라보았다.
성혜란이 임수아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왔는지는 그도 직접 보아온 바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히려 임수아가 입양된 쪽이고 임현지가 진짜 친딸인 줄 알 정도였다.
그런데도 지금 아무렇지 않은 듯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임수아를 보니 윤시혁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감정이 가슴속에 일렁였다.
그 감정은 아주 미세한 연민이었다.
...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러 나온 임수아는 하경림 옆에서 하품을 하고 있는 윤정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정후는 저택에서 거의 지내지 않을뿐더러 보통은 해가 중천에 뜨고 나서야 겨우 일어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른 아침부터 밥 먹으러 나와 있다니, 아주 드문 일이었다.
임수아가 들어서자 윤정후가 그녀를 흘겨보았다. 그 눈빛에는 왠지 모를 원망이 담겨 있었다.
식사가 한창일 때, 윤정후가 갑자기 한효진을 향해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 어제 봤어요. 수아... 아니, 형수 어머니가 형수한테 손찌검하려던 거요.”
윤정후의 말에 자리에 앉아 있던 모두가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임수아 역시 뜻밖이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정후를 바라봤다.
그가 이 얘기를 꺼낼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
한효진이 고개를 돌려 임수아를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수아야, 정후 말이 사실이니?”
임수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자 한효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 성혜란이란 사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요!”
윤정후도 분이 안 풀린 얼굴로 맞장구쳤다.
“할머니, 제 생각에는 임씨 가문에 제대로 한 번 본때를 보여줘야 해요.
물론 그 여자가 형수 어머니인 건 알겠지만 형수는 지금 우리 윤씨 가문의 며느리잖아요. 이따위 대접을 받고도 가만있으면 밖에서 우리 집안이 우습게 보이겠죠.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우리 윤씨 가문이 만만한 줄 알겠어요.”
그 말이 떨어지자 넓은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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