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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낮고 섹시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정후가 말했다. “형이 부탁한 일은 이미 처리했어. 하지만 할머니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모르겠어.” “그래.” 윤시혁이 가볍게 대꾸했다. “근데 형, 이 일은 왜 직접 할머니께 말하지 않은 거야?” 윤정후는 이해가 안 갔다. “묻지 말고 그냥 시킨 대로 해.” 말을 마친 윤시혁은 윤정후의 답을 듣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몇 초 후, 윤정후는 휴대전화를 넣었지만 속으로 약간 의문을 품었다. ‘설마 형 진짜 임수아를 좋아하는 거야? 아주 이상하단 말이지.’ 그러나 윤정후는 오래 생각하지 않고 바로 침대에 누워 다시 잠을 청했다. ... 서씨 가문 저택. 어제 연회에서 한효진이 한 말 때문에 서은채는 마음이 조금 불안했다. 아무래도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고 언니, 걱정하지 마. 별일 없을 거야.” 그녀의 걱정을 알아챈 서윤미가 위로했다. “할머니도 그냥 해본 말일 거야.” 서은채는 그녀만큼 낙관적이지 않았다. 곽정화도 서은채를 위로했다. “은채야, 너무 걱정하지 마. 할머니가 뭐라고 해도 시혁이가 있잖아.” “게다가 임수아가 이 일에서 손해 볼 게 뭐 있어? 오히려 손해 보는 쪽은 우리야.” “그래 맞아!” 서윤미도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문혁이 막 말을 하려는데 그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서문혁은 갑자기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뭐라고?” 상황을 본 서은채가 바로 그를 올려다보며 저도 모르게 당황했다. 한참 후에야 서문혁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그래. 알았어.” 전화를 끊은 후 서문혁은 줄곧 같은 자세를 유지했고 믿을 수 없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여보 왜 그래?” 곽정화가 물었다. “아빠...” 서은채도 그를 불렀다. 서문혁은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며 다시 소파에 앉았다. “회사에 문제가 좀 생겼어.” “전에 순조롭게 진행되던 세 개의 프로젝트 협력 업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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