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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임수아는 그녀의 부모님이 와서 사과한 것이 서씨 가문에서 일어난 일을 듣고 두려워서 온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윤씨 가문이 이미 임씨 가문에 손을 써서 조급했던 것이다. ‘하, 하긴. 그렇지 않았다면 엄마 아빠가 직접 사과하러 찾아오진 않았겠지.’ ‘나에게 사과하는 건 핑계고 가문을 살려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네.’ 임수아의 눈 밑에 한기가 스쳤다. “푸!” 임현지의 말에 한효진은 바로 피식 웃었다. 그녀는 경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임현지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가볍게 치켜들었다. “그 쪽에게 임씨 가문 수양딸 신분이 없었다면 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근데 그 쪽에게 화풀이를 하라고? 하! 그쪽은 아직 자격도 없어.” 한효진의 이 말은 상당히 무례하고 날카로웠다. 임현지의 안색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그녀는 순간 입술을 깨물었다. 한효진이 이렇게까지 공격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결국 조금도 이 할머니의 눈에 들지 못했다. 이럴 때 그녀는 수양딸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더없이 증오했다. 만약, 그녀가 임씨 가문의 친딸이었다면 한효진이 지금처럼 그녀에게 막말을 했을까? 어쩌면 윤시혁 아내의 자리가 그녀 차지일지도 모른다. 임현지는 표정이 굳어졌고 입술을 깨물었다. “죄송합니다.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그녀는 말을 마친 후, 한효진의 말도 기다리지 않고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문이 닫히자 그녀의 표정은 순식간에 험상궂게 변했다. ‘이 할망구가 사람을 괴롭혀도 정도가 있지!’ 임현지는 원래 한효진의 환심을 사서 윤시혁에게 다가갈 기회를 얻고 싶었었다. 애초에 임수아가 윤시혁과 결혼할 수 있었던 건 한효진에게 잘 보였기 때문이 아닌가? 임수아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녀도 당연히 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늘 임수아보다 사람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자신감이 넘쳤지만 정작 한효진을 마주하니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방금 한효진이 날카로운 눈으로 자신을 응시했을 때, 그녀는 순간 자신의 모든 생각이 들통났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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