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17화

“컷!” 벌써 네 번째 NG였다. “수아 씨, 잠시만요. 지금 그 감정이 아닌 것 같은데요?” 감독 이승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눈살을 깊게 찌푸렸다. 임수아는 안욱진의 품에서 몸을 일으켰다. 얼굴에는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 이 장면은 극 중에서 진서준을 마지막으로 보는 순간이에요. 이제 곧 죽게 되잖아요. 그런데 아직 전하고 싶은 말도 너무 많고 함께 하고 싶었던 일도 많은데 그걸 다 못한 채로 끝나버리는 상황이에요. 고백도 했고 그 사람도 내일 답해주겠다고 했는데 오늘 갑자기 아버지 쪽에서 그 사람을 죽이려고 사람을 보낸 거잖아요. 그걸 알고 대신 총을 맞은 거고요. 지금 이 감정은 단순히 슬프고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하고 깊은 게 느껴져야 해요. 그런 감정이 지금은 잘 전달이 안 되고 있어서요.” 이승훈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일단 10분만 쉬어가시죠. 그동안 감정 조금 정리해 보세요.” “네.” 임수아는 입술을 꾹 다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빛엔 선명한 낙담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조용히 촬영장을 빠져나와 대기실 쪽으로 향했다. 자리에 앉은 임수아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의욕은 가라앉고 마음은 어느새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잠시 후, 안욱진이 다가와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기죽지 마. 다시 천천히 생각해 봐. 이 장면은 원래 정연 캐릭터 중에서도 제일 어려운 부분이야. 너 이제 막 시작한 배우인데 지금 정도면 진짜 잘한 거야. 감독님도 네가 연기에 재능 있다고 내게 따로 얘기한 적 있어. 그런데 말이지, 좋은 배우가 되려면 결국 캐릭터랑 한 몸이 되어야 해. 그게 정말 중요해. 네가 그 인물한테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하면 보는 사람도 공감 못 해. 방금 네 연기는 그냥 ‘임수아’가 슬퍼하는 것 같았어. 그런데 관객이 보고 싶은 건 ‘정연’이가 마지막 순간을 견뎌내는 그 진짜 감정이거든. 수아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