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임수아는 조용히 시선을 들어 하유민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누가 누구랑 입을 맞췄다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해요.”
하유민은 오히려 더 신이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
“헐, 발끈하시는 거예요? 할머니, 수아 언니 표정 봐...”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효진이 조용히 말을 끊었다.
“유민아, 그만하고 수아가 말하게 해.”
그러고는 고요한 시선으로 임수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수아야, 네가 말해봐.”
임수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분히 설명했다.
“송기백 씨랑은 그냥 식사만 했어요. 식사 후에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제가 돌에 발이 걸려서 발목을 삐었어요. 송기백 씨가 저를 붙잡으려다 힘을 너무 줘서 제가 잠깐 그 사람 품에 안긴 것처럼 된 겁니다. 그게 전부예요.”
하유민은 눈을 희번덕거리더니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와, 대단하다. 수아 언니, 거짓말 진짜 잘하시네요? 돌에 걸렸는데 하필 딱 그 타이밍에 그 사람 품으로 넘어졌다고요? 껴안은 거면 그냥 껴안았다고 하면 되잖아요.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만들어요? 그럴수록 더 수상한 거 아세요?”
임수아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없는 일을 제가 왜 인정해야 하죠? 어젯밤 집에 돌아온 후 제 발목에 얼음찜질해 준 사람, 시혁 씨예요.”
“쳇.”
하유민은 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여전히 날을 세웠다.
“언제 어디서 발목을 어떻게 삐었는지, 그걸 누가 알아요? 솔직히 작정하면 저도 지금 당장 발을 삐어드릴 수 있어요. 한쪽으로 살짝 꺾으면 되는걸요.”
그 말에 임수아의 얼굴은 점점 싸늘하게 굳어졌다.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그 안에 담긴 분노는 더 이상 감추기 어려워 보였다.
임수아는 하유민을 똑바로 바라보며 침착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한 일이라면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하지도 않은 일을 누가 저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한다면 그건 용납 못 해요. 유민 씨가 믿든 말든, 그게 제게 중요할까요? 솔직히 저는 유민 씨의 믿음을 구할 이유도 없거든요.”
“뭐라고요?”
하유민은 얼굴이 벌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