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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그렇게 생각한 비서는 조심스럽게 한마디 덧붙였다. “대표님, 제가 골든 호텔 CCTV를 요청하러 갔을 때, 호텔 지배인이 그러더군요. 사실 그 전에 사모님도 이미 CCTV 요청을 했었다고요. 그런데 당시에는 사모님의 요구를 거절했답니다.” 그 말을 들은 윤시혁의 미간이 살짝 움직였다. 비서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사모님께서도 원래는 CCTV 영상을 받아서 해명하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요청을 거절당해서 어쩔 수 없이 해명을 미루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말로만 해명하면 대중이 안 믿을 수도 있으니까요.” 윤시혁의 가늘고 긴 눈매가 살짝 좁혀졌다. 표정이 이전보다 한결 누그러졌다. 비서는 그의 반응을 살피며 재빠르게 제안했다. “대표님, 제가 바로 호텔 측에 연락해서 CCTV를 사모님께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영상만 확보되면 사모님께서 직접 온라인에 해명 글을 올릴 거라고 믿습니다.” 윤시혁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테이블 위에 손가락만 가볍게 두드렸다. 하지만 그 무언의 반응에 비서는 눈치껏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 임수아는 골든 호텔 지배인의 전화를 받았을 때 잠깐 놀랐다. 그리고 상대방의 의도를 들은 순간,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음을 흘렸다.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CCTV 영상을 제공하시겠다고요?” “네, 사모님.” 호텔 지배인의 목소리는 무척 공손했다. 임수아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전에 영상은 기밀이라 안 된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호텔 지배인은 머쓱한 듯 웃으며 설명을 덧붙였다. “네, 원래 그렇긴 한데요... 아무래도 사모님이시니까요. 게다가 조금 전에 온라인에서 사모님과 어떤 남자분의 루머를 보고 CCTV를 요청하신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상부에 보고드렸고 저희 대표님께서 직접 영상을 드리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렇군요.” 임수아는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 믿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는 말투였다. 상대방이 뭔가 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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