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화
“네. 잘 부탁할게요.”
임수아는 뒤로 물러나 도우미가 방으로 들어오게 했다.
도우미는 일 처리가 신속하고 정확한 사람이라 아주 빨리 그녀에게 약을 발라주고 나갔다.
윤시혁이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임수아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침대에 엎드려 깊이 잠든 임수아를 보고 있자니 윤시혁은 속으로 화가 났다.
‘참 뒤끝도 없는 여자야.’
다음 날.
임수아는 녹음실 가는 도중에 전화를 받고 방향을 바꿔 카페로 향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만나기로 한 사람은 이미 룸 안에 앉아 있었다.
성미연은 맞은편에 앉은 임수아를 보는 순간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미연 씨, 저를 왜 보자고 한 거예요?”
임수아가 웃으며 물었다.
이어 그녀의 시선은 천천히 성미연 옆에 앉아 있는 심수빈에게로 향했다.
임수아가 자신을 쳐다보자 심수빈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황급히 눈을 내리깔고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성미연은 먼저 살짝 눈을 감았다가 한숨을 내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 어떻게 해야 사진을 내놓을 건지...”
지금의 그녀는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만 같았다.
정성껏 임수아를 위해 만든 함정이었지만 결국 그 함정에 빠진 건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임수아의 약점을 잡아서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고 했는데 결국엔 전세 역전이 되어버렸다.
이 생각만 하면 성미연은 참지 못하고 이를 꽉 깨물었다.
임수아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망설임 없이 말했다.
“어찌 됐든 난 사진을 내놓을 생각이 없어.”
그녀의 표정은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이 덤덤하기만 한 채, 아주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처음부터 말했을 텐데? 그 녹음파일과 사진으로 협박할 생각이 없었다고. 나를 건드리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면 나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어. 그런데 넌 하필 내 말을 믿지 않고 내 약점을 쥐고 있어야 안심이 되나 보더라? 그러다 오히려 손해 봤잖아. 그렇다면 나도 굳이 너한테 예의를 차릴 필요 없지.”
임수아의 표정은 갑자기 차가워졌다.
성미연은 심장이 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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