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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할머니 안목도 점점 나빠지고 있네. 너희 엄마는 그래도 하씨 가문 제1 상속자였어. 그런데 수아는...” 윤재훈은 말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비록 임씨 가문의 딸이긴 해도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이런저런 사람들과 함께 자랐겠지. 듣기 싫게 말해서 막 자란 아이일 텐데 할머니가 마음에 들어 하셨다고?” 윤재훈의 말에 윤시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윤재훈은 바라보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집안 어른인데 며느리를 이렇게 비꼬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 윤재훈은 듣고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살짝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윤시혁을 쳐다보았다. “왜. 기분 나빠?” 윤시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윤재훈이 임수아를 비꼬며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몹시 불쾌했다. “시혁아, 설마 수아가 좋아진 건 아니지?” 그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 있던 윤재훈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니요.” 윤시혁은 거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부정했다. 그는 잠시 멈칫하다 입술을 깨물며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수아는 제 아내예요. 아무리 별로인 사람이라도 남이 함부로 말하는 건 절대 용납 못해요.” ‘남’이라는 단어에 윤재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다 잠시 생각하더니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술이나 마셔.” “운전해야 해요.” 윤시혁은 거절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할 말 없으면 먼저 가볼게요.” 윤재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윤시혁은 이미 뒤돌아 이곳을 떠났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윤재훈은 와인을 홀짝거리면서 눈빛이 어두워졌다. ... 다음 날. 임수아는 윤시혁이 몇 시쯤 돌아왔는지 몰랐지만 일어났을 때는 아직 자고 있었다. 임수아는 그를 방해하지 않고 정리를 마치고 1층으로 내려가 밥 먹었다. 밥 먹고 나서는 바로 운전해서 녹음실로 향했다. 오디션을 망쳐서 실망감이 컸지만 이미 잃어버린 기회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은 그래도 열심히 해야 했다. 그녀는 더빙이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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