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화
...
어느 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8888호 스위트룸.
윤시혁이 문을 두드리자 바로 문이 열렸다.
안에 서 있는 사람은 40대에서 5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었다.
단정하게 입고 있는 회색 셔츠는 딱 봐도 장인의 솜씨였다. 다림질까지 완벽해 주름 하나 없었다.
“왔어?”
윤시혁을 보자 그는 바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중년이었지만 관리를 잘해 성숙한 남자만의 매력이 있었다.
잘생기고, 우아했으며 품격마저 뛰어났다.
윤시혁은 곧장 들어가 소파에 앉으며 담담한 말투로 물었다.
“언제 돌아오셨어요?”
“오늘 막 도착했어.”
그는 문을 닫고 들어오면서 대답했다.
이어 그는 멈칫하다가 윤시혁을 노려보며 말했다.
“인사 안 해?”
윤시혁은 그를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식.”
그는 겉으로는 욕하면서도 강제로 인사하라고 시키지는 않았다.
그가 소파에 앉았을 때, 윤시혁이 고개 들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돌아왔으면 다시 돌아가야죠.”
“내일 갈거야.”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계속해서 말했다.
“일단 할머니한테 말하지 마. 내일 깜짝 선물 줄 거니까.”
윤시혁은 입을 움찔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와이프랑은 사이가 어때?”
그는 갑자기 윤시혁에게 이렇게 물었다.
윤시혁은 이 말을 듣고서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자기 앞가림이나 하세요.”
그는 윤시혁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 자식이. 난 네 아빠야. 이런 것도 못 물어봐?”
그렇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바로 윤시혁의 아버지인 윤재훈이었다.
“결혼한 지 2년도 넘었는데 한 번도 관심한 적 없잖아요. 지금 와서 이런 질문하는 거,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지 않으세요?”
윤시혁의 말투에는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었다.
표정과 눈빛 모두 담담한 것이 이 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윤재훈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잠시 후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난 네가 무조건 은채랑 결혼할 줄 알았는데 너무 뜻밖이었어... 보아하니 우리 둘 다 조종당할 운명인가 봐.”
이 말에 윤시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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